클린턴 “북-미얀마 군사협력 매우 우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미얀마의 군사협력을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인 클린턴 장관은 21일(현지시각) 방콕에서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총리와 회동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과 버마(미얀마) 간의 군사적 협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어 “미얀마의 핵 프로그램이 미국의 우방인 태국을 포함해 동남아 지역 전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 미국은 북한과 미얀마가 핵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해 정밀 감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는 최근 북한이 건설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미얀마의 땅굴 사진에 대해 미 정보당국이 분석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장관을 수행중인 미국의 고위 당국자는 추후 기자들에게 익명을 전제로 북-미얀마 핵의혹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북한의 시리아 원전 건설 지원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은 확산 전력이 있다”고 우려했고, 다른 당국자는 “(관련 정보는) 우리가 좀 더 알고 싶어 하는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북-미얀마간의 핵 협력설은 이전에도 제기됐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버마와 북한간 협력관계가 긴밀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핵협력 의혹은 6월 말 북한 화물선 강남 1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 미군의 추적을 받으면서 더욱 증폭됐다.

한편 클린턴 장관은 ARF기간 북한과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클린턴 장관은 태국 방문에 앞서 인도 뭄바이에서 미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지난 4월)아프가니스탄 지원 국제회의에 이란이 참석했으나, 나는 그들에게 얘기를 걸지 않았고 그들도 나에게 얘기를 하지 않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대표와 같은 회의실에 있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봐야 알겠지만, 우리는 진정으로 그들과 얘기할 의도가 없다”면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 장관은 “북한은 우리의 현재 입장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 검증가능한 방식의 핵포기 선언을 북한이 해야만 접촉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분간 ‘대화’보다는 ‘제재’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에 대해 북한의 박근광 전 나미비아 대사 등을 포함한 ARF 대표단은 21일 푸껫에 도착한 뒤 미국과의 접촉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상황을 보겠다”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클린턴 장관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기 위한 시간표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증거를 찾기 위한 조사를 하고 있으며, 정보를 수집 중에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에 억류중인 2명의 미국적 여기자 문제에 언급, “북한이 사면을 통해 그들을 조속히 가족들에게 돌려보내길 바란다”며 “만약 북한이 그런 행동을 취한다면 그것은 중요한 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