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방대한 정·재계 인맥 빛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던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전격적인 방북을 통해 극적으로 이끌어내면서 클린턴이 가진 광범위한 정.재계 인맥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나 클린턴 측 모두 이번 방북을 전적으로 ‘사적인 일'(private mission)이라고 선을 긋는 가운데, 클린턴의 후원자들은 방북을 통한 여기자 석방이 성사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클린턴과 수행팀이 방북에 이용했던 전세기는 모두 개인 및 기업 후원자를 통해 마련됐으며 미국 시민의 세금은 클린턴 경호를 담당한 백악관 경호실(US Secret Service) 요원의 급여 외에는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양측 모두 강조하고 있다.

‘사적인 일’에 세금이 투입되는 것을 연방법이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수행팀을 직접 꾸리고 자신이 퇴임 뒤 설립한 자선재단인 빌 클린턴 재단의 주요 기부자들을 동원해 방북 자금과 항공기를 마련했다.

클린턴 재단에 5만 달러를 기부한 미국의 화학회사 다우 케미컬은 클린턴에 국내 항공편을 제공해 뉴욕주 자택에서 캘리포니아 버뱅크까지의 이동을 책임졌다.

워싱턴포스트(WP) 6일자 보도에 따르면 클린턴은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서 캘리포니아 버뱅크까지 다우케미컬 측이 마련해준 항공기로 이동한 뒤 수행팀과 합류하고, 이어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이자 클린턴의 주요 후원자인 스티브 빙이 제공한 보잉 737 비행기로 갈아타고 북한으로 향했다.

스티브 빙의 자가용 비행기를 관리하는 마크 풀크로드는 WP와 인터뷰에서 빙이 클린턴의 이번 방북을 위해 연료비 20만 달러를 포함해 조종사 급여 등을 후원했다고 말했다.

빙은 클린턴 재단에 1천만~2천500만 달러 가량의 기부금을 내놓는 등 가장 큰 후원자 중 한명이다. 그는 이번 방북과 관련한 언론의 취재에는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

풀크로드는 이번 방북은 미국적 항공기가 북한에 착륙하는 것을 금지하는 연방항공청(FAA) 규정때문에 특히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빙으로부터 지난 달 30일 밤이나 31일 새벽께에 전화를 받았으며 3일 방북을 위해 FAA와 국무부로부터 필요한 법률적 승인을 받기 위해 매우 긴밀히 협력했다고 덧붙였다.

두 여기자가 소속된 채널 ‘커런트TV’의 대표 앨 고어 전 부통령도 버뱅크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티브 빙과 방북을 가능케 해준 모든 사람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석방된 두 여기자도 빙을 포함해 다우 케미컬 측과 앤드루 리버리스 다우케미컬 CEO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WP는 클린턴의 인맥이 워낙 방대해서 그의 아내 힐러리 역시 남편의 인맥과 자주 마주친다면서 지난달 인도 방문 시 한 회의에서 클린턴 재단에 25만 달러를 기부한 인도의 재벌 무케시 암바니와도 바로 옆자리에 앉았던 일화를 소개했다.

한편, 클린턴 방북을 통한 두 여기자의 석방의 전기는 지난 7월 18일 처음 마련됐다고 WP는 전했다. 억류된 두 기자가 이날 가족과 통화하면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클린턴이 평양을 방문하면 석방될 것이라는 얘기를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즉각 북한 인사들과 물밑 접촉을 시작해 북한의 의중을 확인한 뒤 24일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클린턴에게 방북을 고려해보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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