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북 ‘대화.경고’ 동시 전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0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대화’와 `경고’의 메시지를 동시에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대사를 대북 고위급 특사로 임명한 사실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북한이 바라는 대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통미봉남’ 행보를 접어야 함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통미봉남’ 기도에 일침 = 기자회견에서 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통미봉남’ 기조에 일침을 가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가 견고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가 “북한은 한국과 대화를 거부하고 한국을 비난함으로써 미국과 다른 형태의 관계를 얻을 수 없다”며 “한국 국민과 리더들이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에 침착하게 대응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힌 것은 대남 초강경 기조를 통해 한반도의 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미국에 양자협상을 재촉하는 듯한 북한의 기도가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또 클린턴 장관이 “한.미 양국은 그 어느 주제보다 북한 문제에 대해 한마음이다”며 “그것은 6자회담을 통해 함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으로, 북한이 2006년 9.19 공동성명에서 약속한 것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북미관계 정상화는 완전한 비핵화와 맞물려야 가능하며 그것을 위해 한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은 특히 대미 협상을 진행함에 있어 6자회담 참가국들과 조율된 접근을 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결국 북한을 향해 이미 짜여진 비핵화 틀인 6자회담을 벗어나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통해서만 원하는 바를 얻으려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게 일치된 분석이다.

클린턴 장관은 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언급, “확실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따라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모든 관련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북한은 유엔 결의 위반을 자제해야 하며 6자회담에 피해를 주는 모든 도발적 행동을 종식해야 한다”고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보즈워스 특사 임명 발표는 대화 시그널 = 보즈워스 전 대사의 대북 특사 임명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그것을 굳이 한국에 와서 발표한 것은 북을 향해 `당신들이 기대하는 양자 대화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번 임명에 언급, “나 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보고할 것”이라고 말해 보즈워스가 `대통령 특사’의 타이틀로 활동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고 “북한문제를 다루는 고위 외교관으로, 북한과 대화를 주도할 것이고 6자회담에서 성 김 대사와 긴밀하게 일하면서 우리의 모든 주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해 그가 북한과 관련한 모든 이슈를 다루는 `리베로’ 역할을 할 것임을 알렸다.

클린턴 장관의 설명으로 본 보즈워스 특사의 위상은 부시 행정부 시절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위상을 뛰어넘는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힐 차관보 역시 부시 대통령과의 교감속에 사실상의 대북 특사 역할을 하긴 했지만 `차관보’라는 지위가 주는 한계가 없지 않았다.

북한이 외빈을 맞이할때 해당 인사의 지위에 맞춘 의전의 틀을 엄격히 적용하는 가운데 힐 차관보는 2007년 12월 방북 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친서를 전하면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회담하고 그 상급자인 박의춘 외무상을 만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또 6자회담 수석대표 역할에 더해 한.중.일 3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수십개 국가들과의 양자 관계까지 책임져야 했기에 북한 문제에만 천착할 수 없는 한계도 있었다.

반면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와 성 김 북핵 특사가 이미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특사로 임명된 보즈워스 대사는 일정한 재량권을 부여받은 가운데 필요시 북한을 왕래해가며 북미 양자대화의 현장 사령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클린턴 장관은 전날 자신의 `김정일 후계’ 관련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면서 “지금 우리의 목표는 현재 있는 북한 정부에 대처하고 현재의 리더십을 어떻게 6자회담의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냐는 것”이라고 말해 김 위원장이 장악하고 있는 현재의 북한 정부를 협상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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