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訪北통해 北상황 파악 성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전격적인 평양 방문은 억류 중인 2명의 미국 여기자를 석방시키는 성과 외에 지도자 김정일의 건강상태 등 좀처럼 접근하기 어려웠던 북한 내부 상황을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타임스는 다수의 정부관리들 말을 인용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대한 구체적 내용들을 전하는 가운데 미국 측은 이번 방문을 통해 처음으로 북한 상황을 세부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공식 채널 대신 북한 측과 면식이 있는 고위 정보관리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과 같은 신비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나라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연간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으로 단 20여 시간 만에 미국의 가장 큰 외부 위협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북한에 대한 실상에 접할 수 있었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귀국 후 방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으며 두 사람 간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고있다.

타임스에 따르면 최대 관심사였던 김정일의 건강과 관련, 그동안 사진 등을 통해 그의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추측했던 관리들이 이번 방문 결과를 통해 자신들의 추측을 일부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김정일의 실제 건강이 양호하다는 방북팀의 설명 때문이다.

또 권력 전면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김계관과 강석주가 건재한 것이 입증되면서 그동안 나돌던 내부 권력투쟁설도 상당 부분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인 조지프 디트라니가 비밀리에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가 북한과의 접촉을 위해 정보관리를 동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북한과의 핵협상이 진행되던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는 정보관리를 동원하는 일이 없었다.

북한과의 공식 채널이 없는 상황에서 미 정부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고심 끝에 정보관리를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디트라니는 2006년 국가가정보국에 들어오기 전 국무부의 북핵 6자회담 특사를 지냈으며 이때 북한 대표였던 김계관 등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트라니는 또 이번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수행한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과도 함께 일한 적이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또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일행을 미국인 여기자들과 만나 안전을 확인토록 한 것으로 관리들은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당초 김정일에게 홍보효과를 안겨주지 않기 위해 그와의 면담을 요청하지 않았으며 대신 ‘적절한’ 관리와의 만남을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20시간에 불과했지만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그의 방문은 ‘값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관리들과 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전현직 관리들에 따르면 북한은 이란보다도 힘든 가장 난해한 첩보 목표이며 북한의 정치 및 군사 구조는 거의 침투가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서방 정보부서들은 주로 북한 탈북자들로부터 정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는 “클린턴의 여행이 많은 사람의 생각과 평가를 바꿔놓았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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