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訪北때 동행했던 주치의 김정일 치아·발음·안색 꼼꼼히 살펴

미국은 빌 클린턴(Clinton) 전 대통령의 지난달 방북 때 동행했던 주치의(主治醫)의 면밀한 관찰을 토대로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 이상에서 회복 중이며 현재는 안정상태’라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는 그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로저 밴드(Band)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가 동행했다. 응급의학 전문의인 밴드 교수는 방북 전에 미 행정부 관계자들로부터 김 위원장을 만나게 될 경우에 대비한 ‘교육’을 받았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한 미 행정부는 밴드 교수에게 김 위원장의 치아와 안색(顔色), 머리카락, 두피, 발음, 손발의 움직임, 체중 등에 대해서 정밀하게 관찰할 것을 요청했다.

밴드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면담할 때마다 동석해 3시간 넘게 이를 관찰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상당히 양호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여기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지난달 4일 평양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 하얀 점선 속의 인물이 클린턴의 주치의인 로저 밴드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과 사전 접촉을 할 때 장거리 해외여행을 할 때면 반드시 의사를 동행시킨다고 주장했고, 북한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한다.

미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밴드 교수의 동석을 허용함으로써, 미국과 국제사회에 자신의 ‘건재’를 알리려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으로선 지난해 가을부터 급속하게 퍼져 나간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려고 기꺼이 미국 의사의 관찰대상이 되는 것을 ‘이용’했을 수 있다.

티머시 키팅(Keating)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15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이런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 “미국에는 상당히 유용한 정보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키팅 사령관은 “김정일은 꼿꼿하게(upright) 서 있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말할 때 조리 있게 말했으며, 논리적 토론을 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키팅 사령관은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후계 계획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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