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이후 대결국면의 미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처럼 방북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다음 단계의 진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관련국에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의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클린턴 장관 등 고위급 인사와의 ‘직접대화’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 바 있다.
때문에 클린턴 장관의 이날 발언은 로켓발사 이후 유엔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행보를 이어가면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인 동시에 대화의 창구는 계속 열어두겠다는 ‘대화와 제재’ 병행 전략으로 읽혀진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라브로프 장관이 최근 북한을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북한을 6자회담의 틀 안으로 복귀시켜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 서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이란 핵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한반도 핵문제에 대해서도 협상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다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와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주도적 위치에서 다른 나라들과 협력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라브로프 장관과 가진 양국 외무장관 회담과 관련해 “핵무기 확산 방지 노력을 포함한 현안들에 대해 진전을 이뤘으며, 양국간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시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