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태국 당국이 북한의 무기를 적재한 그루지아 수송기를 억류한 데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4일 국무부에서 스페인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매우 만족스럽다”며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 대북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상당한 양의 무기를 탑재한 비행기에 대한 태국 정부의 억류 조치는 유엔 제재 결의를 뒷받침하는 국제적 결속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태국의 조치는 제재 조치가 작동하고 있으며, 제재를 통해서 무기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뭉쳐서 대응할 때 북한과 같은 나라들로부터 우리가 원하는 대답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무기수출 시도에 대해 “북한은 외화 획득의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무기수출을 추진하려 한다”고 “북한이 지속적으로 제재망을 피해서 해외 무기 수출을 시도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이번 사건이 미북간의 대화 움직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핵 협상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제 사회의 의무를 북한이 점점 더 준수하기를 거부하는 것 이외에 핵 프로그램과의 직접적인 상호 관련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켈리 대변인은 또한 “향후 조치는 이번 사건을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위에 보고하는 것이 될 것”이라면서 “이 위원회는 이번과 같은 사건을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으로부터의 무기 이전을 금지하고 모든 회원국들에게 무기가 실린 것으로 의심되는 화물을 조사하고 억류할 것을 촉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행한 태국 정부를 기린다”면서 “거듭 태국 정부의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압수된 무기의 목적지와 관련 “알지 못한다”면서 “조사가 현재 진행중이며, 이들 선적된 무기가 정확히 어디로 향했는지도 그 조사의 일부분”이라고 답했다.
한편, 태국 법원은 이날 수송기에 탑승해 있던 승무원 5명에 대한 구금 기간을 12일 연장했다.
퐁사팟 퐁차른 태국 경찰 대변인은 “추가 조사를 위해 승무원들에 대한 구금 기간을 12일 연장해야 한다는 경찰 측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며 “구금 기간은 최장 84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더 네이션 등 태국 신문과 외신들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최종 목적지가 우크라이나였던 이 북한산 무기 중 일부는 스리랑카와 중동에 갈 화물이었으며, 억류된 일류신-76 화물기는 과거에도 3~4차례 북한으로부터 비슷한 화물을 운송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타윌 플린스리 태국 국가보안회의 사무총장은 “승무원들이 화물의 최종 목적지가 스리랑카 콜롬보라는 진술을 하기도 했지만 이 자체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계속 확인 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