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亞순방 돌입…美 대북정책 가닥 잡힐듯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5일(미국시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4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클린턴 장관은 일본(16~18일), 인도네시아(18~19일), 한국(19~20일), 중국(20~22일)을 차례로 방문하게 된다.

클린턴 장관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면서 주요국인 중국 등과의 관계 재설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북한문제와 중동문제 등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국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 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한 공조방안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클린턴 국무장관의 순방을 이전 부시 행정부와의 차별성이 있는 행보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오바마 정부 출범에 따라 아시아 내 동맹국과 주요국가와의 관계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첫 순방지로 아시아를 택한 것은 아시아를 중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라면서 “다만 현안인 북핵, 아프간 대테러전 지원 확보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스스로 ‘동북아 안보에서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한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 일본, 중국 정부와 협의를 갖고 북한의 ‘검증의정서’ 채택 거부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포동 2호’ 미사일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현안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장관의 이번 순방은 전통적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을 우선 방문해 북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한 사전 의견조율을 마친 후 최종 방문국인 중국과의 협의 결과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의 가닥을 잡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앞서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번 순방은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의 일환”이라고 밝혀 클린턴 장관이 한·중·일 순방을 통해 얻은 현장경험과 지식을 대북정책 수립과정에 반영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클린턴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이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관심증대에 따른 행보라는 의미에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라는 현안에 대한 어떠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을지가 주목받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또한 방한기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 측과 의견교환을 할 전망이다. 다만 FTA 주무각료인 상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아직까지 공석인 상태여서 클린턴 장관이 구체적인 제안을 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24일~25일 중국을 방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16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위해 24일~25일 유 장관의 중국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북핵문제와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집중 협의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한·중 정상회담 후속조치에 대해 논의하고 양국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