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방북..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줄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전격 방북길에 오름으로써 그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민간인 신분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불법입경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여기자 2명의 석방 교섭을 위해 방북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직 미국 대통령이자 현직 미 국무장관의 남편인 그가 갖는 정치적 비중으로 미뤄 논의가 여기자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시 말해 지난 5월 북한 핵실험 이후 조성된 북.미 간 대결국면이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만약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여기자들이 석방되고, 북.미 당국간에 대화 국면이 시작될 경우 일단은 꽉 막힌 남북관계에도 전환의 계기가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핵심 대북 현안인 개성공단 근로자 유모씨 억류 문제에 대해서도 조기 해결을 촉구하고, 북측의 긍정적 대답을 끌어낼 경우 유씨 문제에서부터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북한도 이제 남한이 북미 간 대화를 견제하는 세력이 되는 것은 피하려 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최소한 북은 남북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클린턴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간 대화국면이 전개되더라도 남북관계 전환 시기를 당장 예측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북한이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해 추진하려할지, 북미관계가 좀 더 본 궤도에 올라선 뒤 대남 접근을 해올지에 따라 전환의 시기가 좌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자라면 북측은 여기자 석방 후 4개월 이상 억류된 현대아산 근로자 유모씨를 추방하고 지난달 30일 나포한 ‘800연안호’ 선원을 송환하는 형식으로 대남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반면 후자라면 북측은 우리 정부가 정세변화에 조바심을 느껴 먼저 손을 내밀길 기다리면서 유씨와 연안호 건을 좀 더 끌고 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며 대북정책의 ‘원칙’에 방점을 찍어온 우리 정부가 이번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한 한반도 정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남북관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통해 과감한 대북 구상을 천명하고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느냐, ‘6자회담 틀안에서의 북미대화’를 지지하면서 북미대화의 향배를 좀더 지켜보는 ‘관망기조’를 유지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에 들어갈 전망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