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는 버락 오마바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억류 미국인 2명을 데리고 나올 당시 북한 관리들이 북한인권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클래퍼 국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방북 당시 북한 관리들과의 만찬에서 나눴던 대화 일부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방북 기간 북한 관리들과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간단한 대화가 있었는데, 서로 밀고 당기는 대화가 오갔으며, 유쾌한 자리는 아니었다”며 “그러나 북한 관리들의 많은 발언 속에는 일종의 ‘제도적 편집증'(institutional paranoia)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북한 관리들은 한·미 합동훈련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일정시점에 가서는 북한 인권문제를 꺼내 들었다”면서 “미국이 개입주의적 접근 기조에 따라 자신들의 내부 문제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또한 클래퍼 국장은 북한 관리들이 자신과의 대화에서 북미 관계의 돌파구가 나오지 않아 실망했으며 “그들은 스스로 북한이 포위됐다고 느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관리로부터 “더 이상 특사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은 뒤 3시간이 지나 20분내 짐을 싸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소개한 뒤, 안내를 받은 곳은 고려호텔이었고 거기에서 2명의 억류 미국인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들을 공항으로 안내한 한 젊은 북한 관리를 ‘대화 상대’라고 표현하면서 “희망의 여지를 봤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래퍼 국장이 방북 당일인 지난 7일 저녁 북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과 만찬식사를 했다고 지난 15일 보도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번 방북이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의 하나였다”면서 “허가를 받고 북한 영공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85년 12월 주한미군 사령부에 근무할 당시 헬리콥터를 타고 북한 영공에 들어간 일이 있었다”면서 “북측이 사격을 가했고 우리는 다행히 남측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