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치 대북정책 강경서 외교로 선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2기 정부에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 합류한 잭 크라우치 2세(46)는 10년전 북핵 위기 당시 외교로 해결이 안 될 경우 북한 핵시설 공습과 미군 증파, 전술 핵무기 재배치 등 강경책을 주장했던 인물이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입장은 크게 달라졌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당시 젊은 미주리대학 교수로 바깥 세상을 몰랐던 그는 권좌에 앉은 지금 “세상은 달라졌다. 상황도 달라졌다”고 자신의 입장변화를 설명했다.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을 보좌하며 미국의 부처간 대외정책 회의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크라우치는 이제 “나이를 먹으니 대외문제에 관한 이해에 섬세함이 늘었다”며 한반도에 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 대신 외교를 통한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

군축운동단체인 ‘살만한 세상을 위한 위원회’의 존 아이작 회장은 “크라우치는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교수로 재직하면서 매우 극단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부시 1기 정부에 몸담으면서부터 종전의 주장은 쑥 들어갔다”며 “이는 1기 정부의 보수적 양상이 2기 들어 더욱 활성화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어쨌든 그는 몸을 낮추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의 친지들은 그가 자신의 역할이 대통령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지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출신인 크라우치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외교학을 공부했으며 이란 및 소련 문제로 시련을 겪던 지미 카터 전대통령을 보며 대외관계에 관한 강경입장을 형성해 나갔다.

그 후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잠깐 일하다 1992년 USC의 스승이었던 밴 클리브를 따라 사우스웨스트 미주리 주립대로 옮겼던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집권당시인 1995년 ‘비교전략’이란 정치전문지에 “북한으로 가는 클린턴의 느린 배”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한국으로부터 전술핵무기를 철수시키는 “큰 지정학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하면서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외교와 유엔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시한까지 핵계획을 포기하려는 적극적이고 가시적인 노력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맹방국들과 함께 공군력을 이용해 북한 핵단지 파괴를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같은 그의 강경론은 지난 2001년 국방부 국가안보정책 담당 차관보로 지명됐을 당시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큰 논란이 됐다.

그러나 밴 클리브는 크라우치의 과거 글들이 논란을 빚자 “학생을 가르치는 의무밖에 없는 교수로서 도발적인 이론을 펴는 것도 직책의 일부”였다고 옹호했으며 민주당측에서도 “생각만큼 큰 적은 아니다”라며 그의 변신에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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