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노네스 前국무부 북한담당관 인터뷰

미국은 당장 북한 핵문제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당분간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이 21일 전망했다.

퀴노네스씨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6자회담 재개가 어려울 경우 다른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다른 방식이라고는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방안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그 방안은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 때문에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라이스 장관이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북한을 주권국가”라고 언급한 것은 조지 부시 행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체면을 살려주고 북한을 달래 회담에 복귀시키려는 노력을 당분간 계속할 것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이 결국은 재개될 것으로 낙관한다”면서 “부시 대통령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로 체면을 차리는 선에서 회담 재개에 합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라이스 장관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계속 거부할 경우 다른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부가 6자회담의 대안을 이미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또 그 대안은 어떤 것인 있는지 견해를 말해달라.

▲ 국무부가 6자회담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의 대안이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이다. 그외에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안은 별로 없다. 그러나 안보리 회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어떤 결의안의 통과도 반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 라이스 장관이 “북한은 주권국가”라고 언급한 것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인가.

▲ 내가 알기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주권국가라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것은 북한에 대한 태도를 약간 누그러뜨린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회담복귀의 명분을 주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발언이다.

— 미국이 이번 라이스 장관의 순방에서 어떤 얘기를 한,중,일 등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했다고 보는가.

▲ 미국은 이번에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면 6자회담내에서 북미간 양자회담을 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것은 과거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이 상원외교위 청문회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가 백악관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것을 생각해보면 부시 행정부가 과거의 강경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역시 김정일의 체면을 세워주자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은 6자회담 참가국들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내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이 독도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고 중국도 이 방안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한 합의가 어렵게 됐다.

— 6자회담 재개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 낙관적으로 본다. 부시 대통령이나 김정일 위원장이나 서로 체면을 세워주는 선에서 회담 재개에 합의할 것으로 본다. 주목되는 것은 라이스 장관의 중국 방문이 끝난 다음날인 22일부터 북한의 박봉주 내각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이다. 박총리는 중국측으로부터 이번에 모종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것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고무할 것으로 본다.

북한은 김정일 정권의 지속을 위해서는 중국의 경제지원을 계속 받아야 할 입장이다. 북한이 6자회담을 깨버리면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6자회담이 결렬되면 한국과의 경제협력도 어려워질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한국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