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이란, 美에 대화손짓..해빙무드 탈까

미국에 대한 쿠바와 이란의 태도가 ‘대화모드’로 급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을 앞두고 ‘변화’의 약속을 실제 행동에 옮기고 있는 데 대해 화해의 메시지로 화답하고 나선 것이다.

두 나라 모두 관계정상화 문제에 대해 조건을 달긴 했지만 미국과의 대화 용의를 밝힌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 쿠바 = 쿠바의 국가원수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미국의 주간 ‘네이션’ 최근호에 실린 영화배우 숀 펜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바마 당선자와 ‘중립지대’에서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카스트로는 “내가 미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도, 미국의 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기대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며 미 해군기지와 테러용의자 수용소가 있는 쿠바 관타나모를 정상회담 장소로 제안했다.

그는 “양국의 우호관계 구축은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며 “아마도 모든 문제는 풀 수는 없겠지만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회담의 핵심 의제에 대해 카스트로는 주저 없이 “무역 정상화”라고 말해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오바마에게 금수조치 해제를 요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양국은 지난 1961년 쿠바에 대한 미국의 교역금지 조치 이후 거의 반세기 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해왔다.

쿠바가 이처럼 미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나선 것은 오바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외교가 일방주의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쿠바로서는 무엇보다 미 해군기지내 관타나모 수용소 존치 문제에 대해 오바마가 폐쇄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데서 희망을 읽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선 쿠바 경제를 옥죄어온 금수조치를 해제한 데 따른 반대급부로 카리브해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시킴으로써 중남미로 진출하려는 러시아의 패권야욕을 제어할 수 있다.

◇ 이란 = 반미의 선봉인 이란 또한 자신들을 ‘악의 국가’로 대했던 미국과 ‘윈-윈’을 모색하고 나섰다.

일본을 방문 중인 에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이에 이란 부통령은 28일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직접적인 대화가 평화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미국과의 정상회담 용의를 밝혔다.

그는 “미스터 오바마는 역사적으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오바마에 대해 ‘변화’를 이행하려면 지금까지의 미국 외교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 6일 오바마에게 메시지를 보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 바 있다.

이란 정부의 잇단 대화 메시지는 양국의 관계를 고려할 때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979년 테헤란 미대사관 인질사건으로 국교를 단절한 양국은 2002년 1월 미국의 부시 정권이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이란이 이에 핵프로그램 개발로 맞서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핵심 현안인 이란 핵문제를 비롯, 30년간 양국의 관계개선을 막아온 난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란은 핵프로그램이 핵무기개발이 아닌 전력생산용이라며 대화에 부정적이긴 하지만 미국이 그에 걸맞은 ‘당근’을 제시한다면 해결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

오바마 당선자는 이란 외에도 북한과도 ‘직접 대화’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민주당 새 행정부의 외교가 출범부터 순풍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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