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동결, 北미사일 등 불확실성 반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콜금리를 연 4.25%로 동결한 것은 경기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위기 등으로 경제 심리마저 위축 조짐을 보이는 양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경기 등 금리 결정 과정의 주요한 요소들이 전례없는 2개월 연속 콜금리 인상을 이끌 만큼 특수한 국면도 아니다.

그러나 이성태 한은 총재 등 한은 집행부는 콜금리 문제에 관해 여전히 강성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8월 이후 콜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북한 미사일 등 불확실성 심화 = 금통위가 7월 콜금리를 동결키로 결정한 것은 경기의 상승세의 둔화와 함께 체감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 가운데 대형악재인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인해 경기 불확실성이 증폭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는 등 증상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나 북한이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또 미사일 발사 자체보다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조치 강도가 어느 정도가 되느냐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상황을 좀 더 예의주시하고 판단해야 하는 신중론이 부상하는 것이다.

한은과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은 금융시장 동요를 막기 위해 합동으로 금융시장 동향 점검반을 설치하는 등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도 이날 불교방송에 출연해 “북한 미사일 발사가 당 장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 그 자체보다 앞으로 사태전개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 ’기우뚱’..물가는 ’평탄’ = 경기 및 물가 요인도 동결쪽으로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5.0%를 달성할 수 있다는 기존 견해를 유지했지만 하반기에 경기 확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한은은 이번 경기전망 발표를 통해 올 하반기의 전기 대비(계열조정계열, 분기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9%로 상반기(예상치)의 1.1% 대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06년 경제전망에서 올 상반기 GDP 성장률을 1.1%, 하반기를 1.2%로 제시했던 데 비하면 상당한 변화다.

지난해 말엔 경기 확장세가 하반기에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면 상 반기를 마친 현 시점에서는 하반기에 경기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견해를 수정한 것이다.

특히 민간경제연구소들은 하반기 경기상승세의 둔화를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경기정점을 지나 하강세로 향해 나아가는 조짐을 보이는 보이는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기 선행지수가 전년동월비로 넉달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연말로 진행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물가상승률은 목표권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같은 여건에서 금통위가 전례가 없는 2번 연속 콜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콜금리 동결 주문 십자포화 =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정부와 정치권 모두가 콜금리 동결 주문을 최근 합창하듯 쏟아냈다.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최근 “한은이 물가불안을 의식하면서 경기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며 “하지만 금리를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정부가 잘 협의해달라”고 말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덕수 경제부총리 등 정부 당국자들에게 “금리, 재정정책을 내수 경기 회복에 맞춰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현재 물가가 안정돼 있고 하반기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금리 동결 주문을 했다.

즉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늘릴 수 있을 만큼 긴축을 자제해달라는 것이다.

작년말 이후 시작된 금통위의 콜금리 인상 랠리 과정에서 ‘노이즈’(잡음)를 거의 넣지 않던 재경부와 정치권이 다시 금통위를 전방위에서 압박하는 분위기다.

◇ 인상 논리는 여전 = 그러나 한은은 시기가 문제일 뿐 조만간 추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콜금리 문제에 관한 한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성태 한은 총재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지금까지 4차례의 콜금리 인상 이 과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 추가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총재는 또 콜금리 인상의 사이클이 현재의 연 4.25% 수준에서 정점에 달한 것으로 가정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금리 수준은 곧 우리 경제의 장기성장률 전망을 달리 표현하는 것이며, 향후 경 기불황 때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를 가정한다면 콜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충분히 올려 정책적 운신의 폭을 넓혀놓아야 한다는 것이 이 총재와 한은 집행부의 입장이다.

현재의 콜금리 수준은 여전히 중립적 수준에 이르지 못했으며 불안 조짐을 보이 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 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 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이같은 입장을 토대로 8월부터는 콜금리 인상이 다시 가능권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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