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헨 교수 “북한과 협상때 중국을 적극 활용해야”

세계적인 협상 전문가 허브 코헨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한국이 북한과 협상할 때 그들의 전술을 충분히 이해하고 중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북한 측과 협상에서 너무 끌려가는 측면이 있으며, 최근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북측에 지나치게 양보했다”고 충고했다.

코헨 교수는 14일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한 글로벌 경영석학 초청 세미나에서 연사로 나와 “북한 등 과거 소련 방식의 협상술을 쓰는 상대방과 협상할 때에는 그들의 전술을 잘 이해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코헨 교수는 “소련 스타일 협상술의 특징은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해 상대에게 충격을 주고 적대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우리에게는 권한이 없다’고 버티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들의 협상 태도는 연출된 것으로, 이들과 협상할 때에는 이런 점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헨 교수는 “일례로 소련의 흐루시초프는 협상때 테이블을 ‘꽝꽝’ 치고 구두를 벗어 던지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구두를 벗어 던진 흐루시초프가 일어설 때 보니까 양쪽 발에 구두를 신고 있더라. 모두 연출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협상에서 상대에게 너무 양보를 하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남한도 북한과 협상할 때 너무 친절하고 잘해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북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너무 많이 양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은 이를 고마워하지 않으며, 향후 협상에서 기대치만 높이게 됐다”며 “협상에서 조기에 양보하는 것은 상대방으로부터 약점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득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예정된 남북총리회담과 관련 “북한이 과거 협상에서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를 우선 분석하고 여러 회담에서 약속했던 것을 과연 지켰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북측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 지 검증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사회의 ‘알라신을 믿으라. 그러나 항상 낙타는 준비하라’는 속담을 언급하며 “북측과 협상에서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이들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지 계속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북측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정부가 개별적인 지렛대는 부족한 것 같다”며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주변 정세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중국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대북 경제 지원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은 경제적 지원보다는 헤네시 코냑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는 말로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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