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군(軍) 간부들에게 돌연 마스크를 착용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내부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서부전선대련합 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 현지지도(20일) 직전 ‘군 최고 간부들도 마스크를 쓰지 말라’는 무력 최고사령관(김정은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 장수들이 비루스(바이러스)가 무서워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겠냐”며 “군대부터 앞장서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다그쳤다.
이는 전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대외에 감염병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내부엔 군의 사상적 무장을 높여내고 전쟁 준비는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해 지난 12일까지 동해안에서 진행된 합동 타격 훈련 당시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한 군 간부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21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0일 서부전선 포사격 훈련에서 김수길 총정치국장, 박정천 총참모장, 서부 전선 부대 군단장 등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김 위원장의 지도를 받고있는 사진을 게재한 것이다. 또한 21일 진행된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 참관에서도 군 간부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군인들 사이에서도 코로나 비루스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 같다”면서 “또한 인민군 내부에서 퍼지고 있는 코로나 감염자 사망 소문에 ‘군 간부들 마스크 미착용’을 통해 정면돌파해보겠다는 뜻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북한 군에서 지난 1월부터 2월 말까지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망자가 200여 명에 달한다는 내부 집계를 내고 이를 중앙에 보고했다고 보도(3월 6일)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북한군도 ‘발칵’…코로나19 의심 사망 200명 육박)
한편 김 위원장은 군 현지지도와 평양종합병원 착공식 등 공식석상에서 그동안 단 한 차례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