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민들에게 백신을 투여할 목적이 아니라 자체 개발을 위한 연구용 샘플을 입수했다는 전언이다.
6일 데일리NK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들여왔으며 현재 김일성종합대학 생물학연구소 등 백신 연구기관에서 입수된 백신 샘플을 분석하고 모조품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북한이 어느 제조사의 백신을 얼마나 입수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연구 목적으로 백신을 들여온 만큼 소량의 백신을 시료와 함께 들여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앞서 러시아산 스푸트니크 V 백신이 소규모로 북한에 공급됐고 이는 이 백신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는 일부 러시아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다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북한은 여전히 국경이 폐쇄돼 있어 스푸트니크 V 백신을 포함해 러시아제 의약품이 북한에 공급되지 못했다”고 반박했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재 북한이 연구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중국 및 러시아제 백신은 국가 간 공식 허가를 받고 수입한 것이 아니며 제3의 경로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코로나 백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정찰총국 산하의 325국을 신설해 주요 화이자 등 백신 개발 제약사를 대상으로 백신 정보를 탈취하기 위한 해킹을 지속 시도해 왔다.
또한 전문 해커를 백신 개발 연구소에 직접 파견해 탈취된 정보를 즉각적으로 연구원들이 분석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진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북한, 코로나 백신 정보 탈취하기 위해 ‘화이자’ 해킹”)
북한 내부에서는 백신 제조를 위한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역량 부족으로 제대로 된 연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 내부 관계자들도 자체 백신 연구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신 개발과 관련된 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는 등 자체 백신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관련자들에게 지속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의 간부들 또는 외부 소식에 밝은 국경 지역 주민들은 다른 나라의 코로나 백신 수급 및 접종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및 국경의 일부 주민들은 뉴질랜드,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은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등 코로나 사태 이전의 삶을 회복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반면 북한은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2월에서 5월 사이에 백신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 대변인은 5일 북한의 백신 공급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올 하반기 중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백신 도입이 지연되자 북한 당국은 백신 도입을 위한 내부 준비에 착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이 만능 해결책이 아니라는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백신 만능론 비판은 백신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불안감과 당국의 방역정책에 대한 불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