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황해북도 승호리에 새로운 정치범수용소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자를 모두 정치범수용소로 보내면서 수용 능력이 한계에 부딪히자 신규 시설을 내놨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앞서, 본지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자들을 당 정책을 위반한다는 혐의를 씌우고 특수범 취급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코로나 방역 수칙 위반시 정치범수용소行…특대형 범죄 낙인”)
북한 내부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방역수칙 위반자들이 크게 늘면서 이들을 수감시키기 위한 관리소(정치범수용소)가 황해북도 화천에 새로 생겼다”며 “규모는 크지 않으며 관리 주체는 보안성(사회안전성)이다”고 전했다.
현재 사회안전성은 평남 개천의 17호(2만 1천 명), 평남 북창의 18호(2만 6천 명) 등의 수용소를 관리하고 있다. (▶관련기사 :北 수용소 없다?… “수감 인원 늘리고 ‘유사시 사살’ 방침까지 내놔”)
이에, 이번에 만들어진 시설의 규모가 이들과 유사하거나 다소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은 “과거 화천 관리소 작업장이 있던 탄광골 중 하나에 시설을 만들었다”면서 “탄광골에 울타리를 치고 예전 건물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관리소를 새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해북도 승호 구역 화천동에 위치했던 26호 화천 정치범수용소(관리소)는 국제 인권단체들의 인권 유린 지적에 지난 1991년 폐쇄됐다. 해체 후 승호교화소로 변경됐으며 2012년 승호단련대로 규모가 축소됐다.
과거 화천 정치범수용소 시설 중 승호 단련대가 이용하지 않는 곳 중 하나를 활용해 관리소로 만들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해당 관리소가 코로나19 관련 수감자가 급증으로 인한 임시 시설인지 아니면 지속해서 운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인지 여부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최근 새로 생긴 화천관리소 내에서도 역시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새로 관리소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본보기 차원에서 새로 온 죄수들을 탄광 로동(노동)이 다 끝난 후 7명씩 조를 지어 뛰우게 한다(뛰게 하다)”면서 “조국 앞에 지은 죄를 반성하라는 명목을 내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뛰우다 까무러치면 쓰러진 시간의 10배를 곱해 더 띄우게 한다”며 “12월 초에는 신입 입소생 53명 중 6명이 (가혹 행위의 영향으로) 다음 날 숨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제난에 흉흉해진 민심을 다잡고 내부결속을 높이기 위해 강도 높게 처벌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용소 내부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역수칙 위반을 이유로 주민들을 수용소로 보내고 있지만 정작 시설 내부는 엉망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