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강화에도 ‘열차 암표’ 가격은 그대로, 왜?

북한 자강도의 한 지역에서 북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나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주요 이동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열차는 지속 운행 중이고, 또한 암표 가격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9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방역 조치 강화에도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다(다만 평양에 들어가는 건 현재 어렵다고 한다). 물론 공식 출장을 증명하는 서류가 반드시 필요한데, 뒷돈(뇌물)을 통한 우회 발급도 가능하다.

여기서 일반 주민들은 ‘기차’를 가장 선호한다. 만성적인 전력난에 연착되기 일쑤이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에 수요는 여전하다.

다만 코로나 방역 조치 강화로 이동이 다소 제한되면서 이용객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경우라면 이른바 야매(암표) 가격이 상승할 만도 한데,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야매로 팔리는 열차표는 양강도 혜산시에서 평양까지 성인과 어린이 모두 북한 돈으로 3만 원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동일한 구간에 써비차(사람과 물건을 실어나르는 차량)를 이용하려면 북한 돈 40만 원을 내야 하는데, 이 가격도 오르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이용하는 사람이 줄었다고 해서 야매 가격을 올리면 더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면서 “다른 말로 주민들도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시장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물건을 비교적 안전하게 운송하려는 주민들은 돈을 더 내더라도 택시나 버스 화물차 등을 이용한다”면서 “장사 짐이 없는 주민들은 오히려 깔끔하게 택시를 더 타려고 하는 경향도 나오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북한 양강도 지역의 북부내륙선 열차표 알림판

또한 여기에서 북한 당국이 정한 ‘국정 가격’의 파괴 현상도 주목된다. 데일리NK가 입수한 북한 북부 지역의 열차 국정 가격표에 따르면 양강도 김정숙군~평양 열차 가격 성인 기준 일반 6700원이다. 암표 가격과 4.5배 정도 차이를 나타난 셈이다.

북한 열차에서 암표가 나오기 시작한 건 90년대 중반 경제난 시기 열차 이용객이 증가하면서부터다. 역에서 종사하는 출표원들이 정해진 하루 분량 차표를 몇 개를 빼돌려 몰래 팔기 시작했다는 것.

북한에선 침대와 상급 칸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석은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다. 열차 관계자들이 이런 점을 이용해서 암표를 팔고 생계를 유지해 왔던 셈이다.

최근 시장물가(7월 1일 확인)는 쌀 1kg당 평양 쌀 4100원, 신의주 4060원, 혜산 4300원이다. 옥수수는 1kg당 평양 1440원, 신의주 1400원, 혜산 1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1달러당 평양 8300원, 신의주 8230원, 혜산 8380원이고 1위안은 평양 1200원, 신의주 1170원, 혜산 1185원이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5,500원, 신의주 14,900원, 혜산 16,700원이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7500원, 신의주 7050원, 혜산 7720원이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70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5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