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온성군의 4·25담배농장에서 생산된 담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무역 중단 여파로 수출되지 못하고 노천에서 썩고 있어 농장이 간난신고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온성군 4·25담배농장에서는 한 해 동안 생산 가공한 담배들을 처리할 곳이 없어 눈 오는 밭 한가운데 쌓아놓고 습기에 썩어가는 담배를 매일같이 재가공 처리하며 눈물겨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곳 담배농장은 해마다 국가무역을 통한 중국 수출용 담배를 생산해오고 있으나,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이 봉쇄되고 무역이 중단되면서 담배 수출에 차질이 빚어졌다.
현재 농장에는 포장까지 끝난 담배를 마땅히 보관할 창고가 없어 농장 한가운데 그대로 쌓아두고 비닐박막으로 덮어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눈깨비가 내리는 노천에서 습기를 견디지 못해 곰팡이가 끼고 썩어가고 있어 농장원들이 비상조치로 포장을 헤치고 담배를 다시 다 꺼내 곰팡이 핀 부분을 도려내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 같은 작업이 한도 끝도 없어 농장원들이 적잖이 애를 먹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한쪽으로 재가공해서 포장해 놓고 며칠 후에 보면 또 부패가 되고 있어 골칫거리로 되고 있다”며 “이에 현지 농장원들은 이렇게 한겨울이 지나면 전부 썩어버릴지도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장은 농장원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고생을 다 하며 생산한 담배를 버릴 수도 없어 중국과의 무역이 열리기만을 안타까이 기다리고 있지만,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인데다 당장 농장원들에게 배급을 주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농장 관리일군(일꾼)들은 담배 수출이 내년까지 막힐 것에 대비해 비상대책회의를 몇 차례나 열기도 했다”며 “농장은 한해 담배생산이 끝나면 다시 내년 담배생산을 위한 담배모종 작업을 시작하는데 담배를 썩히고 농장원들이 배급을 풀지 못하는 형편에 내년에 담배농사를 짓는 것이 합당한지를 두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와 같은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지면 모두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게 농장 관리일꾼들의 공통된 의견이지만, 앞날을 가늠하기 어렵고 당국의 의중도 정확히 알 수가 없어 비상대책회의는 별다른 대책 마련 없이 매번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몸을 녹일 것도 없는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 고산지대 허허벌판에서 작업하면서 손과 발에 동상을 입는 농장원들이 늘어나고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