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국정원개혁 논란

국회 정보위의 20일 김만복(金萬福)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코드 인사’ 여부와 국정원 개혁의지 등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및 이종석(李鍾奭) 통일부장관 인맥이어서 ‘코드인사’로 볼 수 있다며 몰아붙였고, 여당 의원들은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 등 제도개혁을 촉구했다.

◇코드인사.남북정상회담설 = 한나라당 송영선(宋永仙) 의원은 “과거사 조사와 개혁으로 코드를 맞춰 후보자가 됐다거나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내정됐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이종석 통일부장관과 청와대 386인 전해철 민정수석의 도움으로 추천됐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물은 뒤 “남북정상회담은 대선을 위한 정략적 발상일 가능성이 많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차기 정권에 넘겨주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공성진(孔星鎭) 의원은 “김 후보자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던 전력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남북정상회담도 성사되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당 선병렬(宣炳烈) 의원은 “조직생리를 잘 알고 국정원 개혁을 완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같은 당 문희상(文喜相) 의원도 “역대 국정원장 중 김 후보자가 가장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없어 보인다”며 “국정원 개혁 중심에 김 후보자가 서있었다”고 각각 추켜세웠다.

김 후보자는 답변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종사하고 있지 않으며 노 대통령의 지시도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데 가장 유용한 구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의 발탁은 업무능력과 전문성 및 대통령의 내부출신 발탁 의지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코드 인사’ 주장을 반박하고 “국정원장 취임 이후 대통령이 의견을 물으면 ‘내부 승진’을 건의드리고, 정치관여, 고문, 도청 등 3무(無)도 철저하게 시행하겠다”고 답변했다.

◇국정원 개혁.국보법 폐지 논란 = 우리당 유선호(柳宣浩) 의원은 “수사권 폐지 반대는 기득권 옹호이며, 확실한 법적 통제하에 수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선병렬 의원은 “국가보위 사실이라는 이유로 피의사실을 막 공표하는 등 국보법이 정치권력에 악용돼 걸레처럼 때가 많은 법이 됐다”며 “그래서 국보법 폐지와 형법보완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남북한 대치상황 등을 고려할 때 수사권 폐지는 시기상조며 형식이야 어찌됐건 국가안보를 담보할 수 있는 ‘안보형사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서 “대공수사업무는 국정원 고유, 핵심업무다. 고유업무에 충실하라고 국정원 직원에게 국정원을 넘겨준 것”이라며 수사권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학원사찰 전력.정치중립성 = 김 후보자가 중앙정보부 재직 시절 학원사찰 업무에 관여했던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당 선병렬 의원은 “과거에 대한 일정한 고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원혜영 의원은 “당시 사찰(을 실시한) 대상을 뵙게 돼 반갑다”면서 “정권안보 하수인의 쓰라린 기억을 알고 있다. 정치 중립을 훼손하지 않을 적임자로서 의지를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치 중립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김 후보자의 원장 지명은 내년 대선 관여용이고 국정원이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등 한나라당 대권주자에 대해 많은 파일을 가졌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간첩단 사건에 대해 (본질을) 흐리는 발언을 하는 것 등은 내년 대선에서 북풍을 이용하려는 전주곡이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음지에서 일하던 시기에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가진 업보, 굴레, 멍에가 있다. 혹시 (사찰) 당사자나 가족들이 아직 마음의 그늘이 있다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당시 정보 근무를 했고 학원탄압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과거 정치공작을) 부끄럽지만 인정한다”면서도 “정치적 중립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영호남 갈등설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에서 상당부분 해소됐고 젊은 층에는 없지만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고, 김승규 국정원장과의 갈등설과 관련, “위계질서가 엄격한데 어찌 갈등이 있겠느냐. 김 원장의 지휘방침을 철저히 받들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진실위가 조사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납치 사건과 관련, “조사 결과는 거의 완성됐지만 발표시 나타날 영향을 관계부처간에 협의하면서 (발표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밖에도 ‘포용정책이 흔들려선 안된다’는 우리당 선병렬 의원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남북해운합의서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으며 사행성 게임의 심각성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는 우리당 원혜영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사회적 위기로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정보통’인 정형근 의원이 “국정원 2차장 자리에 한진호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이승재 전 해양경찰청장이 경합하고, 1차장에는 이수혁 주 독일대사, 기획조정실장에는 청와대 386인 천호선 비서관이 각각 온다고 알려져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정무직 인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대통령께서 정무직 임명에 앞서 물어오신다면 제 의견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