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北 핵개발 목록 신고 쉽지 않을 것”

북핵 6자회담 초기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3일 “북한이 앞으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한다고 해도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계획을 포함한) 핵개발 목록을 빠짐없이 신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는 매우 어려운 절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켈리 전 차관보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이 좋은 신호이며 서로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만 그의 방북으로 북한 핵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성급하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고농축우라늄 핵개발에 쓰이는 장비를 북한으로부터 사들이려 한다는 미 일간지 보도에 대해 “어떤 근거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상당수의 원심분리기 관련 장비가 북한에 존재할 것으로 보며 미국은 정확한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아무도 이 문제가 단시일 내에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2년 10월 방북 당시 내가 말했듯이 북한이 우라늄 농축 핵개발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했다는 믿을만한 증거가 있고 지금도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다”며 “앞으로 북한이 핵개발 목록을 신고할 때 우라늄 농축 핵개발 부분을 어떻게 설명할지 매우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북.미관계 정상화와 관련, “전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달려있기 때문에 실제로 북한이 빨리 핵을 폐기한다면 북.미 수교를 비롯해 많은 일이 신속하게 진전될 것”이고 “부시 행정부 임기내 수교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미국은 남한과 협력해 북한과 평화협정도 맺을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 현재의 상황에 대해 “2001년 여름 북한과 논의하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당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재래식 병력,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는데 이는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선군정치와 상충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입장을 계속 고수할지에 대한 북한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북.미 수교, 평화협정 관련 진전의 속도도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자금 송금 해결이나 힐 차관보의 방북과 관련해 미국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BDA의 2천500만달러는 결코 큰 액수가 아니고 이에 대한 동결을 풀었다고 미국이 북한에 양보했다는 판단은 적절치 않다”며 “힐 차관보의 방북도 북한에 대한 양보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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