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케묵은 연방제통일론 왜 들고 나왔나?

북한 노동신문은 1월25일자 ‘평화와 평화통일을 이룩하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한 의지’ 제하의 사설을 싣고 남과 북은 연방제 방식으로 나라의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논리를 또다시 들고나왔다. 다음은 사설 요약.

<요약>

– 평화와 평화통일에 대한 우리 민족의 절박한 요구와 북과 남에 서로 다른 사상과 제도가 존재하고있는 현실적 조건에 비추어볼 때 조국통일을 평화적 방법으로 순조롭게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도는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 두 개 정부에 기초한 련방제 방식의 민족통일국가를 수립하는 것이다.

– 지금 ‘핵문제’, ‘인권문제’를 구실로 대조선 적대시압살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은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최첨단 공격무기들을 대폭적으로 증강하고 북침작전계획들을 보다 모험적인 것으로 갱신, 완성하면서 우리 공화국을 선제타격할 기회를 노리고있다.

– 미제의 반공화국 침략책동이 계속되고 지구상에 다른 나라와 민족을 억압하고 침략하려는 제국주의 호전세력이 남아있는 한 우리 당은 위대한 선군의 깃발을 절대로 내리우지 않을것이다

<해설>

이 논조는 북한이 오랫동안 고집해온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의 연장이다. 북한은 한 개 국가, 두 개 제도의 연방제방식을 1980년 노동당 제6차 대회 때 10개의 통일강령으로 내놓은 바 있다. 북한은 남한과 여러 채널의 회담과 대화에서 자기들이 고집해온 연방제식 통일방안을 기본 책략으로 내세우고 평화적이며 민주주의적으로 통일하려는 국민들의 열의에 제동을 걸어왔다.

북한이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는 목적은 친북반미 역량에 힘을 실어 미국의 북핵 대결에 동조를 얻어내자는 데 있다. 새해 들어 북한은 3대 민족공조를 내세우며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남한의 ‘진보역량’과의 공조를 꾀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이 내놓은 ‘민족공조’와 자기들이 주장하는 3대 공조를 접목시켜 미국의 북핵 정책을 ‘내정간섭’으로 여론화 하고 있다.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의 1차 목적이 미군철수이다. 남한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김정일은 남한의 군사력이나 보수세력에 대한 제압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연방제 통일을 들고나오는 이유는 실제 연방제로 통일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남한에서 통하지 않는 논리를 들고나와 ‘통일에 관심 있는 세력’으로 보여주는 명분이나 지키자는 뜻도 있다.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 선전의 측면도 없지 않은 것이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을 하자고 하지만 김정일로서는 특별한 통일대안이나 방법 같은 것이 따로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연방제방식으로 통일한다고 해도 김정일의 세습 왕조를 남한으로까지 연장시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연방제 방식은 미국이나 영국, 러시아의 국가운영방식이다. 만일 북과 남이 총선을 실시해 연방정부를 내온다고 해도 김정일이 자유투표결과에 따라 대통령이 된다는 담보는 없다.

연방제 뒤에 숨은 군사독재

북한의 이번 사설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선군정치가 없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있을 수 없고, 나라의 통일과 민족의 미래가 있을 수 없다’는 대목이다. 이는 말하자면 김정일의 군사독재 하에 연방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선군정치는 말을 바꾼 군사독재인데, 과거 남한의 군사독재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수령절대주의 군사폭력독재라고 보는 것이 옳다.

북한의 수백만 주민들의 죽음은 그 악명 높은 군사독재의 희생물들이다. 미국 부시정권에 의해 ‘폭정의 전초기지’로 낙인찍힌 북한이 군사적으로 미국과 맞서 싸우겠다는 것도 맨발로 바위 차는 격이다. 올해 김정일정권의 미국과의 대결은 북한에 심각한 굶주림과 대량 아사자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 결국 죽어나는 사람은 2300만 북한주민들인 만큼 김정일 정권의 교체없이는 북한주민은 선군정치 하에서 해방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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