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외교, 보커스 재무, 이노우에 세출위원장

새로 출범하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전반 2년간인 내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미 의회에서 상원을 이끌어갈 상원 상임위원장단이 사실상 확정됐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해리 리드 원내대표는 최근 미 상원 민주당 운영위원회에 상임위원장 후보 명단을 제출하고 이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고 미 의회 소식통이 20일 밝혔다.

리드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추천안에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북핵문제 등을 주관하는 외교위원장에 지난 2004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존 케리(매사추세츠주) 의원을 천거했다.

케리 의원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통한 북미관계개선을 주장해왔고, 군사력보다 외교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적극적인 대북 직접 외교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행정부의 국방정책을 심의하는 군사위원장에는 칼 레빈(미시간주) 현 위원장이 유임됐다. 레빈 위원장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인물로 한미군사동맹 강화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기여를 주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군사위와 더불어 북핵 등 북한문제를 주로 다룰 정보위원장에는 지한파 정치인이자 여성인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주) 의원이 추천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 문제를 중심적으로 다룰 재무위원회 위원장에는 막스 보커스(몬태나주) 현 위원장이 유임됐다.

보커스 의원은 대표적인 `비프 벨트(쇠고기 생산 및 수출이 많은 지역)’ 출신 의원으로 그동안 한국 측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전면적인 시장개방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보커스 위원장이 한미 FTA 비준동의 전제조건으로 현재 월령 30개월 미만 쇠고기로 제한하고 있는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규제 철폐를 다시 한국 측에 제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그는 한미 FTA 자동차 협상내용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제기한 적도 있다.

한미 FTA와 관련, 지적재산권 문제 등을 다루는 상원 법사위원장에는 패트릭 레이(버몬트주) 현 위원장이 유임됐다.

레이 위원장은 한미 FTA에 대해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하지만 한미 FTA 지적재산권 협상내역에 대해선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가장 모범적인 협상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한미 FTA가 법사위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FTA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상원 내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세출위원장에 새로 추천된 일본계 대니얼 이노우에(하와이) 의원의 `입김’과 활동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노우에 의원은 지난 해 미 하원에서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종군위안부 강제동원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통과될 때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적극 나섰던 인물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선 향후 상원에서 한미 FTA 등 한국과 관련된 정책 결정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밖에 국토안보.정부업무위원장에는 무소속인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컷) 의원, 금융.주택.도시위원장에 크리스토퍼 도드(코네티컷), 예산위원장에 켄트 콘래드(노스다코타), 상무.과학.교통위원장에 존 록펠러4세(웨스트버지니아) 의원 등이 천거됐다.

미 의회는 여야 협상을 통해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하는 한국과는 달리 다수당에서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한다.

미 민주당은 내년 1월 6일 제111회 의회가 소집되면 상임위원장단을 비준할 예정이며 리드 원내대표의 추천안이 그대로 수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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