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前 국장 “6자회담은 못생긴 아기”

미국 국무부 정보국장을 지냈던 로버트 칼린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객원 연구원은 14일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6자회담을 `못생긴 아기’에 비유해 눈길을 모았다.

칼린씨는 이날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한.미 관계의 신뢰회복과 역동성’을 주제로 열린 `2007 서울-워싱턴 포럼'(세종연구소-브루킹스 연구소 공동주관)에 토론자로 참석, 6자회담 트랙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그는 “미국에서 갓난 아기더러 못생겼다고 해선 안된다는 `불문율’이 있지만 출범한지 4년된 6자회담은 못생긴 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이 북핵 해결을 위한 외교활동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6자회담이 외교적 수단 전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6자회담에서 각국의 입장 차 때문에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긴밀히 협력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칼린씨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이 늦춰짐에 따라 2.13 합의가 이행되지 않고 있는 현 상황과 관련, “모든 당사국이 데드라인(시한)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협상가들은 합의 이행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행 문제에 많은 관심을 미리 기울이지 않는다면 완벽한 합의라 해도 이행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칼린씨의 견해와 달리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 국무부 비확산 차관보를 지냈던 로버트 아인혼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상임고문은 6자회담이 현실적으로 최선의 대안임을 강조했다.

아인혼 고문은 발제문에서 “6자회담은 길고 험난한 길로서, 매력적인 과정은 아니지만 군사력을 동원하거나 북한 정권을 교체하는 것에 비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6자회담에서 진정한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그렇게 했음에도 만약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면 (무력사용도 배제않는) `플랜 B’ 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인혼 고문은 북한이 `선 핵포기, 후 관계정상화’를 내용으로 하는 `리비아 모델’을 수용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리비아는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위해 외부로부터 기술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북한은 이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WMD를 만들 준비가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경수로 제공문제에 대해 아인혼 고문은 “경수로 제공이 과연 합리적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경수로가 한반도의 에너지 계획에 비춰 합리적이라면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해야겠지만 그 경우 경수로는 남북한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에 참석한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제언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위원은 특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안전보장, 관계정상화, 경제.에너지 협력 등을 미국으로부터 얻어내는데 핵카드를 소진하도록 촉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해 정상회담 카드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동북아 비핵화 지대’를 설립해 남북한과 일본, 대만에 적용해야 한다”면서 “이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위한 강력한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켈리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포럼 발제문을 통해 “한국 사람들이 북한의 핵에 별로 위협을 느끼지 않고 북핵을 단지 미국과 북한의 문제로 보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자 심각한 실수”라면서 “한국 사람들이 이런 오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및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간 인식차에 언급, “미국인 대다수는 북한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인들은 북한에 대한 미 행정부의 전술 변화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미국이 공감하는 것으로 혼동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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