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방북..대승호 송환 실마리될까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25일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 석방을 위해 북한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방북이 대승호 송환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인 4명과 중국인 3명을 태운 오징어채낚기 어선 대승호 송환 문제는 사건발생 17일이 지난 25일까지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일 “지난 8일 남조선 선박을 단속해 조사 중”이라며 나포 사실을 11일만에 처음 확인했고 우리 정부는 다음 날 송환을 촉구하는 전통문을 발송했지만 북한의 반응이 없는 상태다.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하면 지난 1월부터 북한에 억류 중인 곰즈 씨가 석방될 것이라는 관측과 맞물려 꽉막힌 대승호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해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연안호 송환 사례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5일 평양을 전격 방문해 100일 넘게 북한에 억류돼 있던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이후 남북간 유화국면 속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8월10일 북한을 방문한 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했고 같은 달 29일 연안호 선박과 선원이 나포 30일만에 송환됐다.


마찬가지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후 북핵 6자회담 재개와 남북 대화국면이 조성되면 북한이 인도적 차원에서 대승호를 송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이 대승호의 나포경위에 대해 정탐 등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북측 경제수역을 침범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점은 긍정적 대목이다.


정부도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26일 방한하면 대승호 문제를 함께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대승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며 “북한이 의도적으로 남측을 배제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심각하게 끌고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건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국면에서 대승호 송환이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한 태도를 보이고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 등의 책임있는 조치가 없으면 당장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데, 북한은 최근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 당국간 대화는 물론, 민간차원의 접촉도 극히 제한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현정은 회장의 경우처럼 북한과 직접적 대화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언제 만들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이 대승호 문제를 장기화하면서 남북관계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승호 송환을 위한 북한과 접촉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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