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사임, 美-쿠바관계 극적 전기 마련될까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를 49년간이나 철권 통치해온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19일 권좌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미국과 쿠바 외교관계에 예상되는 극적인 변화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눈엣가시’와도 같았던 카스트로의 사임 발표이전부터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에 대비, 쿠바의 민주화와 개혁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을 세워왔다.

쿠바에서 미국이 원하는 민주화와 더불어 개혁과 개방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면 베네수엘라, 볼리비아를 비롯, 중남미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반미 좌파 바람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쿠바정책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또 카스트로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그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장관과 젊은 후계자로 카를로스 라헤 부통령의 경우 카스트로와 달리,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고 있어 미국과 쿠바관계에 해빙무드가 조성될 가능성도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카스트로 사임을 쿠바를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국제사회에 협력을 요청하는 등 공세적인 외교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순방 3번째 국가인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카스트로의 사임으로 인한 변화가 민주적 과도기로 접어드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정치범의 석방과 쿠바 국민이 민주주의에 필요한 제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쿠바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카스트로의 형제들이 진정한 민주주의인 양 속이려는 연출된 선거는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스트로의 지지자들은 카스트로 사후에도 쿠바는 사회정치 체제와 경제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가까운 장래에 미국과 쿠바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보인다.

미국 역시가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해온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와 고립화 정책을 카스트로가 권좌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다고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그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포기하려고 들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미국 내에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과 쿠바의 관계정상화가 되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결코 풀기 쉬운 것들이 아니다.

미국은 무엇보다 쿠바가 2003년 75명의 반체제 인사와 기자들을 미국과 공모해 체제를 전복시키려고 했다며 최대 28년형을 선고한 사건과 관련, 인권침해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등장한 히스패닉의 핵심인 쿠바 망명자 사회에서 쿠바의 정권교체 등을 초강경 정책을 주문해왔다.

부시 행정부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을 공동의장으로 2003년 발족한 `자유쿠바 지원을 위한 미국위원회(USAFC)’를 통해 카스트로 사후의 쿠바를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담은 `쿠바 국민과의 협정’를 마련했다.

쿠바는 미국이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9.11 테러 용의자들을 재판 없이 수감하고 있다며 미국을 인권침해의 대표적인 국가라고 맞서고 있다.

카스트로의 후계자들 역시 카스트로가 살아있는 한 미국의 민주화 요구를 당장 수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쿠바의 망명자들도 카스트로의 이번 사임으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지는 하지만 카스트로가 살아있는 한 쿠바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국무부도 이날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를 해제할 계획이 없으며 카스트로의 사임에 따른 권력이동이 독재자에서 독재자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은 수십 년 된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와 관련, “그런 일이 조만간 일어날 것으로 상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이번 권력이동이 피델 카스트로에서 그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로 `독재자에서 독재자’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여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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