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정부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최후 거점인 수도 트리폴리의 대부분을 장악해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트리폴리에 입성한 반정부군은 자신들이 카다피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카다피의 근거지인 트리폴리의 함락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알-자지라 TV는 반군이 이날 밤 트리폴리 도심의 녹색광장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녹색광장은 내전 6개월간 카다피가 수차례 대중 연설을 하고 녹색의 리비아 국기가 내걸렸던 상징적인 장소다. 시민은 이날부터 반정부군 측 깃발을 흔들며 트리폴리에 입성한 반군을 환영했다.
수백 명의 반정부군은 카다피의 아들이 지휘하는 트리폴리 외곽의 정예부대를 손쉽게 격퇴하고 시민의 열렬한 환영 속에 트리폴리에 입성했다.
반정부군은 트리폴리 내 릭소스 호텔에서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과 3남인 알-사디를 생포했다면서 법정에 넘겨지기 전까지 철저한 감시 아래 안전한 장소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카다피의 장남인 모하메드도 반군에 항복했다고 알-자지라 TV는 전했다.
한편 카다피는 여전히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히면서 투항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카다피는 리비아 국영 TV가 이날 밤 방송한 녹음연설에서 “우리는 결코 트리폴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의 은총으로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분의 정치와 석유, 영토를 위해 싸울 시기”라면서 “나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트리폴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주민들을 선동했다.
하지만 카다피의 주장과 달리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대변인은 “과도국가위원회 대표와 직접적인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