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20일 저녁(한국시간 21일 새벽)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다시 한번 중재의 노력을 시도해보겠다”고 밝혔다.
카다피 원수는 이날 트리폴리 시내 지도자궁에서 리비아를 공식방문 중인 한명숙(韓明淑)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그동안 중재의 노력을 시도했고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결과는 없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석환(金錫煥) 총리 공보수석이 전했다.
카다피 원수는 그러나 “우리가 핵을 포기한 것은 국제사회의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인데, 국제사회의 지원 및 보상이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카다피 원수는 한 총리가 “리비아의 WMD(대량살상무기) 포기 및 개혁.개방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북한이 북핵 포기 및 평화적 해결을 통해 개혁.개방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한데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산 석유의 대(對) 동아시아 운송 비용 절감 등의 차원에서 수단을 경유해 에티오피아, 아랍 지역까지 연결되는 파이프 노선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며 “지난번 방문한 일본 관계장관의 경우 이미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는데, 한.중.일 등 관심 있는 나라들이 이를 위해 함께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다피 원수는 특히 “한국과 리비아는 이제 협력을 한단계 더 성숙시킬 단계”라며 “건물을 지은 뒤 열쇠를 넘겨주고 떠나는 형태의 `지나가는 투자’가 아니라 합작투자, 기술이전도 하는 `남아있는 협력’이 됐으면 좋겠고, 한국기업이 리비아에서 비즈니스 하는데 있어 어떠한 장애도 없으며 앞으로도 장애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총리는 원유 수송 파이프 노선 설치 방안에 대해 “한국으로 돌아가 일본 등과 협력하는 부분에 대해 실무적 논의를 해 보겠다”고 답했고, “새롭게 변화된 리비아를 직접 둘러보고 투자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리비아를 방문했으며, 양국 관계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카다피 원수와 한 총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난 3월 아프리카 순방시 발표한 아프리카 지원 이니셔티브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한국과 리비아 양국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자는데 공감했다.
카다피 원수는 또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출마에 대한 한 총리의 지지 요청에 대해 “아직 다른 나라에서 어떤 사람들이 출마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한국에서 선출되는 것을 더 선호하겠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