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中… “9·19 개최 북한 거부에 불만”

차기 6자회담 개최일자를 둘러싸고 의장국 중국과 북한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느낌이다.

당초 중국은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을 확정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번 6자회담을 19일부터 21일까지 열자는 방안을 참가국들에 회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19일이라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설계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9.19공동성명이 채택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6자회담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21일 “중국이 19일 6자회담을 개최하자는 방안을 마련한 것은 ‘제2의 9.19성명’을 만드는 마음으로 회담에 임해 핵시설 불능화와 이에 상응하는 안보적 조치를 연계하는 중요한 성과를 이끌어내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혀졌다”고 말했다.

그런데 북한이 중국의 방안을 거절했다. 그것도 회담 개최 하루 반 정도가 남은 17일 오후에 일방적으로 통보해버렸다.

북한은 ’19일 개최가 불편하다’는 지극히 간단한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불편하다는 것인 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이런 답을 들은 중국 입장에서는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체면이 크게 손상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만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상황이 다소 달라지긴 했지만 ‘전통적 혈맹’이라는 북한으로부터 이런 냉대를 받은 중국은 가급적 9월19일과 거리가 먼 시점에 회담을 열고자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올초 베를린 합의에 이어 이달초 제네바 합의까지 북한과 미국이 중요한 현안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놓고 정작 6자회담 무대에서는 이를 추인, 또는 구체적인 내용을 보충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지켜본 중국의 입장이 편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10월2-4일)과 유엔 총회 등의 일정을 앞둔 참가국들의 독려 속에 의장국으로서의 책임감 등으로 중국은 ‘내주에는 회담을 개최한다’는 새로운 방안을 회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는 북한도 즉각 동의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으로서는 더 북한이 야속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내주에는 회담에 나오겠다는 북한을 보면서 중국의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장국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외교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현안은 중국 입장에서도 중요한 외교적 과제인데다 6자회담을 통해 중국의 외교적 위상이 한껏 고양된 점을 생각하면 중국이 ‘비합리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외교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울고 싶은데 뺨 때린다’는 식으로 돌발변수가 생긴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조지 부시 미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국제 외교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북한과 시리아간 핵 커넥션 문제가 6자회담 무대로 비화될 경우 중국이 6자회담 개최를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다시 말해 지난 3월 개최된 6자회담이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공전한 경험을 들면서 ‘북미가 핵 확산 문제를 말끔하게 정리하기 전에는 회담을 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들은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은 낙관적”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당국자는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중국이 의장국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이며, 6자회담 개최일정에 대한 발표도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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