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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도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집권 중도좌파연합의 미첼 바첼렛(54. 여) 후보.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칠레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53.5%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46.5%의 득표율을 얻은 중도 우파연합의 세바스티안 피네라 후보는 결과가 나오자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칠레는 지난 해 12월 11일 대통령 선거를 실시, 당시 46%의 득표율을 보인 바첼렛 후보와 25.4% 득표율의 피네라 후보가 결선투표를 통해 재대결을 펼쳤다. 결국 꾸준한 우세를 지켜오던 바첼렛이 최종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 해 유럽(독일, 메르켈 수상)과 아프리카(라이베리아, 존슨 설리프 대통령)에서 여성 집권자가 잇따라 탄생한 후, 이번 칠레 대선에서 바첼렛 후보의 선전은 관심의 대상이 됐다. 결국 바첼렛이 당선됨으로써 남미 대륙에서도 여성 파워가 정치의 중심 무대에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바첼렛이 소속한 집권 중도좌파연합은 사회당과 기민당의 연합으로 군부 피노체트 정권의 27년 철권통치가 종식된 이후 연속 5번째 집권하고 있다. 중도좌파연합은 비록 좌파적 전통을 지니고 있지만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실용적 개방노선을 추구함으로써 인플레 억제와 연평균 6% 성장이라는 높은 경제 실적을 기록해왔다.
선거 기간 바첼렛의 공약은 실업난 해소, 빈부격차 축소, 공중보건 주택 교육정책 개선, 대도시 범죄 강력 대처, 민간연금제도 개선 등이며 특히 장관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획기적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바첼렛은 소아과 전문의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보건 장관과 첫 여성 국방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또한 두 차례 이혼 후 아이 셋을 키우며 혼자 살고 있는 그녀가 인구의 85% 이상이 카톨릭교도인 보수적 칠레 사회에서 대통령에까지 당선된 것은 그 자체로 큰 변혁을 의미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리카르도 라고스 현 대통령은 대(對)국민 연설에서 바첼렛 후보의 승리는 역사적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우리는 이젠 새로운 칠레를 맞았고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첫 여성 대통령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