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개성공단 `우리가 만든다’

개성공단의 환경을 지켜줄 폐수종말처리장의 완공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와 개성공단 폐수종말처리시설의 운영관리 위ㆍ수탁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지난 19일 환경관리공단과 환경부, 통일부 직원 10여명이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간단한 입경(入境) 절차를 마치고 북측 출입국사무소 밖으로 나서면 1단계 100만평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개성공단이 코 앞에 펼쳐진다.

공단 여기저기서 굴착기가 땅을 파고 있고 이제 막 지하를 다지고 지상으로 올라오려는 건물들이 검은색 철골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동근 개성공단 위원장은 “현재 공단 시범단지에 22개 업주가 입주해 있는데 벌써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정도로 사업성은 충분하다”며 “공단이 완공돼 많은 남측 기업들이 입주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단에는 병원과 소방서, 은행, 우체국 등이 갖춰져 있어 북측과 남측 직원들의 편의를 돕고 있었으며 곧 영업에 들어갈 편의점의 여직원은 상자의 노란 테이프를 뜯고 외국 과자를 진열대에 놓고 있었다.

공단 펜스를 따라 한 바퀴 돌아가면 완공을 눈 앞에 둔 개성공단의 `환경 지킴이’ 폐수종말처리장으로 나온다.

현재 94%의 완공률을 보이고 있고 다음달부터 시범가동에 들어간다.

폐수종말처리시설은 오는 7월 개성사업소 개소식을 연 뒤 하루 최대 1만5천t의 폐수를 처리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폐수종말처리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은 남한의 경제 개발 경험과 무관치 않다.

1960∼70년대 남한의 경제개발 초기 건설과 성장에 초점을 둔 나머지 환경을 소홀히 했던 전철을 북한에선 밟지 말아야 한다는 남북 양측의 통일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수 있다.

손주석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은 “개성공단의 폐수종말처리시설은 개발로 인한 북측의 환경파괴를 초기에 막겠다는 의지”라며 “이를 시작으로 통일 이후 DMZ(비무장지대)의 환경보전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 내부는 건설 공사가 한창이지만 공단 주변 산야는 물기 하나 없는 척박한 붉은 마사토(磨沙土) 일색이어서 북한 주민의 어려운 생활을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봄기운이 완연한 3월이라면 산과 들판이 나무와 새싹으로 푸른빛이어야 하는데 개성공단은 온통 `붉은’ 색이었던 것.

나기정 통일부 사무관은 “북측 주민들이 겨우내 땔감으로 나무의 뿌리까지 사용했기때문에 북측의 산들은 모두 민둥산”이라고 설명했다.

붉은 색의 송악산과 공단 주변 전경을 찍으려 동영상 카메라의 전원을 켜려는 순간 어디선가 이를 제지하는 군인의 호각소리가 들렸다.

펜스로 둘러쳐진 공단 밖엔 남측 사람들이 출입을 할 수 없음은 물론 공단을 감시하기 위해 곳곳에 세워진 초소와 북측 주민들이 사는 연립주택, 주민들의 모습 등을 사진으로 담아가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나 사무관은 전했다.

당일 짧은 개성공단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북측의 출입국사무소는 입경 때보다 더 엄격하게 출경(出境)심사를 했다.

직업이 기자라는 말에 북측 출입국사무소 직원은 “뭘 취재하러 오셨습네까?”라며 다소 날카로운 눈초리로 동영상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리고 기자수첩도 한장한장 넘기면서 안에 적힌 글자들을 세심히 읽었다.

북측 직원이 남측 기자가 공단에서 찍은 동영상을 일일이 돌려보는 모습에서 남북 사이에 드리워진 이질감과 거리감을 지울 수 없었지만 개성공단에서 함께 만들어내는 상품과 조금씩 쌓여가는 신뢰가 서로간의 높은 벽을 허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사라지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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