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 인터넷사이트 접속차단, 이제 해제해도 좋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민족통신> 등 해외에서 운영중인 친북 인터넷 매체에 대한 남한 당국의 차단조치를 해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평소 그들의 입장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을 차단하는 행위를 우리 역시 반대한다. 그것이 친북사이트이든 북한에서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이든 마찬가지다. 차제에 <민족통신>뿐 아니라 당국이 친북 사이트로 규정해 접속을 차단한 모든 사이트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혹자는 불법포르노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처럼 북한정권을 옹호하는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넓디 넓은 인터넷의 바다를 물리력으로 막아보겠다는 발상은 어리석다. 사상의 문제는 ‘자유경쟁’의 터전에서 이념적으로 승리해야 한다. 지구상 최악의 폭압 ∙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독버섯 논리는 양지(陽地)로 끄집어내 진정한 민주주의의 햇볕으로 녹여야 한다. 그러한 신념 없이 어찌 그들을 이기겠는가.

북한정권을 옹호하는 사이트를 차단하는 행위는 친(親)김정일 세력을 ‘불의에 박해 받는 정의로운 세력’으로 포장해주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또 당국에서 차단해도 우회적인 방법으로 얼마든지 그런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으며, 그렇게 접속에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그 무슨 ‘민주주의 투사’라도 되는 양 착각할 것이다.

보라, 당국은 <민족통신>이 친북사이트라며 차단조치까지 취했는데 그 발행인은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차단해제를 주장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런 앞뒤 안 맞는 일이 어디 있나. 공안당국만 우스갯거리가 된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런 사이트는 대중 앞에 끌어내 진짜 우스갯거리로 만들어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그것을 ‘자연사’시키는 가장 가까운 길이다.

“북한의 인터넷 차단에 대해서도 말하라”

이번 기회에 우리는 ‘한국인터넷기자협회’에 북한의 언론자유와 북한 당국의 인터넷 차단조치에 대해서는 발언할 용의가 없는지 묻고 싶다.

협회는 친북사이트 차단 해제를 요구하는 성명서에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언론 자유를 위해, 한국 정부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각계 국민과 단체, 언론인과 싸워나갈 뜻을 다짐한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마치 1970~80년대 ‘반독재선언문’을 읽는 듯하다. 그런 비장한 각오로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 북한의 언론 자유, 북한 정부의 부당한 처사에도 관심을 갖고 맞서 싸울 것을 당부한다.

한국은 몇 개의 인터넷 사이트가 차단되어 있지만 북한은 일체의 인터넷 사이트가 차단되어 있다. 아니,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인터넷’이라는 말 자체를 모른다. 일체의 외부 언론매체를 접촉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접촉했다는 이유로 처벌받고 있으며, 심지어는 ‘민족반역’이라는 어마어마한 죄명으로 공개총살되기도 한다.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민족’의 일이다.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려면 민족 내부의 이런 문제에 일말의 발언이라도 하여야 최소한의 양심과 균형감각을 갖추었다고 하지 않겠는가.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이런 ‘남북인권 양극화(兩極化)’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하며, 특정 인터넷 매체에 대한 당국의 차단 조치 해제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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