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신당 본색은? “이명박 정부는 敵”

‘친노세력’의 결집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민참여신당(가칭. 이하 신당)은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을 이어받았다는 것 이외에 ‘실체’가 불투명하다. 신당의 정강정책, 참여인물 등도 장막에 가려있다.

때문에 벌써부터 범야권 진영에서는 신당을 ‘친노(親盧)’로 폄하하면서 “야권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신당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고는 있지만 다른 세력을 배척하지는 않는다”면서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

3일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프레시안, 오마이뉴스가 공동주최하는 ‘진보개혁 연대의 길- 4당 대표에게 묻는다’ 토론회에서는 국민참여신당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이뤄졌다.

참여정부 대변인을 역임한 천호선 신당 홍보위원장은 ‘2분 스피치’를 통해 “국민참여정당은 국민들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의 주인이 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며 “녹색과 건강한 시장에 대한 생산적인 국가 개입, 남북평화 등에 대해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고 창당 취지를 밝혔다.

이에 토론자들은 “민주당에서 분가해 친노신당을 만든 것은 결과적으로 얼마 안 되는 개혁세력을 분열하는 것 아니냐”, “특정인을 내세워 일종의 ‘노사모’ 같은 정당을 만들려는 것은 결과적으로 ‘친박연대’와 같은 꼴이 되는 게 아니냐”며 몰아세웠다.

이에 천 위원장은 이광재 의원 등의 신당 불참을 거론하면서 “친노신당과 민주당이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본다”며 “국민참여신당을 친노신당이라고 성격 규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전제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맞지만, 친노세력 이외의 다른 사람들을 배타적으로 생각하는 정당을 만든다고는 생각해본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친박연대는 중심에 박근혜 전 대표가 있지만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 서거했고 기본적으로 참여민주주의 세력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에 ‘친노신당’이라고 하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고 강변했다.

천 위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토론자들의 비판은 이어졌다.

김헌태 인하대 겸임교수는 “어찌됐든 신당은 ‘노(盧) 마니아 그룹’이라는 정체성의 한계를 갖게 마련”이라고 했고,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도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계승하는 것 말고는 조직이나 인물, 가치에서 별반 차별성이 없는데 굳이 신당을 따로 차릴 이유가 있냐”고 각을 세웠다.

이에 대해 천 위원장은 “일반 시민들이 돈을 내고 시간 내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국민참여경선이 없었다면 노무현 대통령도 없었을 것”이라며 “탄핵에서도 시민들이 광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셨다”고 신당 창당의 정당성을 어필했다.

특히 그는 “정당간 차이는 이념과 정책에서 드러난다”며 “우리는 나름대로 큰 가치가 있고 그것은 한나라당과 전혀 다른 가치”라고 주장했다.

참여정부 당시 추진됐던 한미FTA에 대해서도 천 위원장은 “어떤 분은 FTA 개방 자체를 반대하고, 한미FTA가 문제라는 분도 있다”면서 “FTA의 지향은 선진 통상국가를 지향한다는 것이었다”며 FTA를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아프간 파병에 대해서도 “부정적 측면은 있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그땐 조지 부시가 미국 대통령이었고, 지금은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인데 지금이라면 또 다른 선택을 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당시 결정이 한미관계를 고려한 것이었음을 내비쳤다.

이에 이대근 논설위원은 “국민참여신당은 한나라당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며 “비정규직, FTA, 아프간 파병 등 한나라당과 정책적 차이도 크지 않은데 누가 적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천호선 위원장은 “적이라고 하면 당연히 이명박 정부”라며 “한나라당이 참여정부의 FTA나 파병노선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계승한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