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파일] 한 달 시한 북미 협상…누가 웃을까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 Kevin Lim/THE STRAITS TIMES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2월 말이라는 시간대만 나오고 정확한 날짜가 발표되지 않은 만큼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북미 정상의 의지로 볼 때 2월 말을 전후해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은 시간은 대체로 한 달. 이 기간 안에 북한과 미국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실무선에서의 논의를 통해 합의의 토대를 마련하고 정상회담으로 가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정상들끼리 만날 것을 약속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실무선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이른바 탑-다운 방식의 논의 진행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 본격적인 의제협상은 시작됐다.

트럼프, ‘엄청난 진전언급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언급했다. 미국 대통령의 언급이라는 점에서 볼 때 북미 간 핵협상에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진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제재를 강조하고 북한은 제재에 반발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트럼프의 엄청난 진전’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1년 넘게 하고 있지 않다는 등의 기존 언급의 연장선인 것으로 보인다.

시한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협상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먼저, 시간이 급박한 만큼 양측이 협상에 급피치를 올려 전에 없던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다. 양측이 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가 명확하다면 이런 긍정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협상의 실패를 선언할 것이냐 애매모호한 결과라도 발표할 것이냐의 기로에 서기 때문이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당초 예상보다 못한 원칙론 위주의 합의가 나왔던 것도 정해진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난해 1차 정상회담 결과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북미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과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원칙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이벤트 자체가 처음이었던 만큼 원론적인 원칙론만 확인됐더라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모호한 원칙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상황의 변화가 있다.

1차 정상회담 때와 비슷한 여건

그러나, 주어진 여건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져 보이지 않는다. 한 달이라는 시한이 정해졌지만 본격적인 의제협상은 이제 막 시작된 양상이다. 워싱턴이나 스웨덴에서의 북미 접촉이 밀도 있게 진행됐다는 보도는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한 달 안에 양측이 원하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만약, 지난해처럼 정해진 시간 안에 숙제를 다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도 협상의 실패를 선언하기보다는 다소 모호한 수준의 합의라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서 어떤 수준의 합의가 담기느냐는 북한과 미국의 협상력에 의해 좌우된다.

북한과 미국 중에 협상력 높은 쪽은?

지금 시점에서 북한과 미국 중에 어느 쪽이 협상력이 높을까? 북한도 북미협상 타결을 통해 제재를 풀고 인민들에게 경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는 관측도 있지만 북한은 기본적으로 여론이 없는 사회이다. 정권에 아무리 불만이 있어도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할 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수는 없다. 아직까지는 정권이 억누를 수 있는 사회라는 얘기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로 인한 연방정부 셧다운과 야당과의 갈등 등으로 대외적인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년간 주요한 업적 중의 하나로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긴장완화’를 들었다는 점에서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거는 미국의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협상력의 우위는 북한에게 있어 보인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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