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파일] 비핵화 협상, 큰 진전 없이 ‘美 중간선거’ 이후로

제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동력이 다시 살아나는 듯 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국 별다른 진전 없이 11월 초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내년 개최 얘기가 나오고 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9일 “약 열흘 내에 북한과의 고위급회담”을 언급했지만 비핵화 협상의 결정적인 돌파구를 여는 계기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이제 보름 정도 남은 중간선거에 주력하는 분위기고, 북한도 이런 미국의 사정을 알기에 협상의 고삐를 구태여 당기려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이제 모든 것은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로 넘어가는 듯 하다.

중간선거가 북미 협상에 미칠 영향은?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가 북미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일반적인 예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지금까지 진행돼 온 북미 협상이 더욱 탄력을 받고,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대한 견제가 강화돼 북미 대화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쪽인 것 같다. 하지만, 기존 정치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온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선거 결과가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괄적으로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 민주당이 승리하면 트럼프 대북정책에 대한 견제가 강화돼 북미 대화가 차질을 빚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부정적인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제2차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해 김정은 위원장과 손을 맞잡는 이미지 정치에 주력할 수도 있다. 어차피 지금까지의 트럼프 정치도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이단아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화당이 승리한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북미 협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지금까지는 선거가 급해 비핵화 협상의 진도가 나가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가 좋다”고 립서비스를 해 왔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급한 불은 끈만큼 “비핵화 조치에 왜 속도를 내지 않느냐”며 북한을 다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일반적인 정치 공학으로는 예측하기 힘들다.

중간선거 이후 대북정책 재검토 가능성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중간선거가 끝나면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행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첫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상황에서 정책 재검토는 비단 대북정책 뿐 아니라 여타 다른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지난 1년간의 북미 협상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단도 다시 한 번 가다듬어질 것이다. 다음 대선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긴 상황에서 기존 스타일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기존 정책에서 돌변해 전혀 다른 스타일로 북한을 마주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중간선거 이후에 결정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비핵화 협상의 구체적인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 재검토에 따른 변수가 한반도를 다시 유동적인 상황으로 끌고 갈 가능성도 있다. 여러 상상은 가능하지만 이제 모든 것은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중간선거 결과와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들을 주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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