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남북정상 간 ‘핫라인’은 어디로 갔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20일 백두산 정상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짧지 않은 시간이다. 북미가 향후 행보를 어떻게 할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북한은 영변 비핵화만을 카드로 제시했던 하노이 입장에서 물러설 조짐이 없고 남한을 압박해가며 미국에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추가제재를 할 의향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기존 제재 유지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북미가 아직 관망세를 유지할 때 우리 정부가 중재자 혹은 촉진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는 하노이 결렬 직후부터 제기돼왔다. 정부 또한 북미 교착을 푸는 데 우리가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정부의 대북접촉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한미정상회담 등 대미접촉 움직임만 본격화되고 있을 뿐이다. 북미 교착을 풀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가 괜찮다는 우리 정부가 북한과 적극적인 접촉을 시도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드러난 움직임은 없다.

남북 간 핫라인은 어디로 갔나?

여기서 이 같은 의문이 제기된다. 남북 정상 간 설치됐다는 ‘핫라인’은 지금 어디로 간 것인가?

정부는 지난해 4월 20일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핫라인, 즉 직통전화가 연결됐다고 크게 홍보했다. 남북정상 간 핫라인 설치는 처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언제든 통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간에는 시험통화도 이뤄졌다.

하지만, 그 이후 핫라인이 가동됐다고 공개된 적은 없다. 더구나 지금처럼 남북 간 소통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에 핫라인 얘기는 전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도 남북 소통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을터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북한이 핫라인 전화를 안 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특사 파견, 원포인트 정상회담 소식도 없어

하노이 이후의 해법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대북 특사 파견이나 판문점에서의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정부도 당연히 이러한 제안들을 검토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노이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대북 특사나 판문점 정상회담 관련해서도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남북 간에는 정보기관 차원에서라도 소통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특사 파견이나 판문점 정상회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 다행한 일이다. 일이 성사되기까지 보안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정부가 비공개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혹시 어떤 것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상황인 건 아닐까? 상식적으로 볼 때, 우리 정부는 특사 파견이나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드러난 게 없다는 것은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주지 않기 때문 아닌가 하는 것이다.

다음달 11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회의가 예정돼 있다. 최고인민회의 전후로 노동당 전원회의나 정치국 회의 등을 통해 북한이 향후 행동방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대미 설득을 먼저 한다는 방침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영변 외 비핵화’의 의지를 밝히지 않는 상태에서 설득이 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이다. 미국이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북한도 다음달 앞으로의 행동방향을 명확히 하면 우리 정부가 개입할 여지는 작아진다.

남북관계는 좋았던 것일까

관계가 좋다는 것은 분위기가 좋을 때뿐 아니라 나쁠 때에도 소통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정작 우리가 원할 때 소통할 수 없다면 그게 좋은 관계일리 없다.

이 시점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지난해 남북관계는 정말 좋았던 것일까?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