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자금 상납 시달린 北주민, 추석 차례상 준비는?

민족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시장에서 차례상 음식 준비에 나선 북한 주민들이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연초부터 진행된 각종 전투와 동원 및 충성자금 상납에 시달린 주민들이 예년보다 얇아진 지갑을 체감하면서 당국을 탓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시장에는 눅은(싼) 가격에 음식재료를 구하려는 주민들로 붐빈다”면서 “다만 곳곳에서 돈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주부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60대의 한 주민은 ‘연초부터 70일 전투와 200일 전투로 사람 못살게 굴더니 결국 조상들께도 불효하게 생겼다’ ‘이밥에 고깃국 이야기를 유치원 때 들었는데 지금도 소원으로 남았다’는 말로 힘든 생활을 토로했다”면서 “갖은 동원으로 장사는 물론 농사도 시원치 않아 대부분 주민이 추석 음식을 지난해에 비해 줄여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산시 갈마동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지난해 추석엔 3.5kg 정도의 돼지갈비와 만두나 두붓국에 넣을 돼지고기도 2, 3kg 샀었는데 올해는 갈비 1.5kg짜리, 국물용 돼지고기도 1kg밖에 사지 못했다”면서 “일부 형제가 많은 집들에서는 각각 분담해서 사는 것으로 돈을 절약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차례상에 올릴 최소한의 음식만 소량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해에는 중국맥주를 상자로 구매했었는데 올해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강냉이(옥수수)로 술을 담갔다”면서 “동네 다른 집들에서도 지난해보다 적게 준비하거나 자체로 농사지은 것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정은 비슷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장서 쌀을 구매하려던 한 주민이 ‘도로보수, 건설동원 불참 비용으로 낸 돈만해도 추석준비는 걱정없겠다’는 말을 꺼내자, 주변에서 ‘그것뿐이냐, 중국전화기를 쓰지도 않았는데 꼬투리 잡아 받아낸 벌금은 또 얼만데, 아이들이 학교에 내고 어른들이 직장에 낸 돈만 아니었어도 추석에 흥청망청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말들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여맹원이 1년 동원에 불참하려면 25만 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만을 표하는 것”면서 “추석만큼은 색다른 음식들을 마련해놓고 조상님께 인사드리고 싶은 게 주민들 마음이다. 그것마저 여의치 않으니 당국에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