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장치 보완 기술력 갖춰…29일 내 발사”

북한이 10일 ‘1단계 조종발동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당초보다 일주일 연기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당 엔진 결함은 노동미사일 성공을 통해 충분히 기술적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된 부품만 교체하면 예고한 기간에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발사를 위한 준비사업을 마지막 단계에서 추진 과정에 운반 로켓의 1계단 조종 발동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이 발견돼 위성발사 예정일을 12월 29일까지 연장하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9일 미사일 발사 시기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 같은 연기 방침을 밝혔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발사시기 조정 검토를 발표하기 하루 전인 8일 평양시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미사일 부품을 발사장으로 이송했다.


지난 4월 발사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추진기관의 액체 연료 누유(漏油) 현상, 터보 펌프 이상 등으로 135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998년 이후 실패한 세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도 엔진 추력(推力) 부족, 로켓 단(段) 분리 기술 부족 등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밝힌 대로라면 1단 로켓 엔진의 출력을 조종하는 동력 장치에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단 로켓 엔진은 전체 로켓 추진력의 70% 이상을 맡고 있기 때문에 1단 엔진의 출력을 조종하는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로켓이 정상적으로 비행할 수 없게 된다.


권세진 카이스트 항공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1단계를 제어하려면 추진제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발사 자체가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단순히 부품을 교체하는 정도라면 북한이 예고한 시일 내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권 교수는 “북한의 1단 로켓은 노동미사일로 20년 전부터 사용해 검증됐고, 이란 미사일 발사에서도 검증됐다”면서 “주 엔진을 만드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충분히 (기간 내 발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품교체 후 최종 점검 과정에서 다른 결함이 확인될 수 있어 연내 발사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우주항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나로호도 추력방향제어기 문제로 발사를 한 달 이상 미뤘다”면서 “정상적인 점검 시스템을 거친다면 몇 개월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로호는 2단의 추력방향제어기를 제어하는 유압 펌프 장치의 전력소모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서 잠정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