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석의 일기⑩] “헤어질 수 없는 남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중국 경찰이 우리들을 붙잡으러 올 것이 틀림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박 할아버지는 즉시 아는 사람에게 연락을 취하여 우리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나로서는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별로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닌데, 우리들의 신상 문제를 정직하게 말했을 뿐인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우리들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어떤 젊은 부부가 우리들을 찾아왔습니다.

어쩐지 그 부부는 희선이만을 데리고 가려는 눈치였습니다. 그것을 알아챈 희선이는 마음의 안정을 잃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며칠 후 희선이는 그 집에 놀러갔다 와서는 완전히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집이 2층인데 굉장히 넓고 크다는 둥 아저씨 차를 타고 놀러갔다 왔다는 둥 기분이 들떠 있었습니다. 나는 그러는 희선이가 부러워서 좀 질투가 났습니다.

그리고 다른 날에는 이웃 용정(龍井)이라는 곳에서 뚱뚱한 남자가 찾아 왔습니다. 마음이 대범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그 사람은 우리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 박 할아버지와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후 돌아가셨습니다. 이틀 후 또 그 사람이 와서 이번에는 “두 사람을 잘 키워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결국 우리는 함께 용정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박 할아버지는 우리가 서로 헤어져 있는 것보다는 같이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우리들을 데리러 온 아저씨는 오(吳)라는 성씨를 가진 분이었습니다. 오 아저씨 집에 갔을 때 집이 너무 넓어서 놀랐습니다.

농업을 하고 계시는 분이라고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예전에는 말로만 들어본 적 있는 큰 집이었습니다. 집 앞에는 넓은 들판이 있고 그 옆에는 무성한 나무가 들어찬 산이 보였습니다. 가축도 많이 사육하고 있었고 집 옆에는 수영장도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그 수영장 앞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 아저씨 집에는 부인과 어린애와 할머니, 이렇게 네 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 아저씨는 나의 이름을 ‘오천건(吳天健)’, 희선이의 이름을 ‘오연연(吳蓮蓮)’이라고 부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를 그 집의 자식으로 삼을 예정인 것 같았습니다.

The DailyNK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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