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을 ‘사실’로 만드는 탈북단체 현주소

▲”중국에 체포된 탈북자 4명의 이름과 나이, 북한에서 살던 곳까지 외교부에 알려줬단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북.중 변방으로 이송돼 북송을 앞두고 있습니다. 외교부가 우리의 구조요청을 묵살한 것인데, 오늘 외교부 장관에게 항의문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뿌려 외교통상부 항의방문 계획을 알린 차성주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11일 오전 전화를 건 기자에게 굉장히 흥분한 목소리로 외교통상부의 근무 태도를 질타했다.

“탈북자 4명이 북.중 국경 부근으로 이송됐는데, 외교부가 자국민 보호라는 국가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그는 “검찰에 외교부를 직무유기로 고발하고 감사원에 직무감찰을 청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투먼으로 이송된 사실을 어떻게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탈북여성 손모씨의 어머니(한국 입국)가 중국쪽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예정대로 이날 오전 11시 외교통상부를 방문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외교통상부 공무원에게 “탈북여성 4명이 북송 직전이지 않느냐. 당신들은 열심히 했다고 하지만 탈북자가 한국으로 오려다 체포되면 정치범수용소로 가는 것을 모르느냐”고 따져물었다.

외교통상부 공무원을 궁지로 몰아놓은 뒤 청사를 나선 그에게 ‘탈북자 4명이 어디에서 어디로, 언제 이송된 것이냐’, ‘탈북자 4명의 성비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으나 “자료가 없어 잘 모르겠는데, 사무실에 들어가 자료를 보고 알려주겠다”고 말했고, 사무실에 들어간 그는 “지금 중국 쪽에 확인하고 있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그 뒤 차 사무국장은 다시 “탈북여성 4명이 지난 4월 21일 중국 공안에 체포됐는데 한 30대 여성은 아이엄마라고 해서 풀려났다”면서 “나머지 3명은 아직 윈남(雲南)성 쿤민(昆明)시의 공안부 구류소에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북.중 국경지대로 이송됐다는 것은 확인하고 외교통상부를 방문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국경지대로 이송됐다는 것은 추정이었고, 쿤민시 구류소에 있다고 말한 것도 어제까지의 상황이고 오늘은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횡설수설했다.

“혹시 이송되지 않았을까”라는 걱정으로 관련 부처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수는 있겠지만 추측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도자료를 만들고, 외교통상부 담당부서까지 찾아가 ‘직무유기’라며 근거없이 항의하는 것이 탈북자 단체들의 현 주소인 것 같아 안타까움을 전해주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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