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시장서 덜덜떠는 주민에 사랑받는 음식은?

진행 :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서 겨울이 멈춰 있는 느낌마저 드는데요, 한국이 이 정도면 북한은 정말 추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추울 때 따뜻한 음식이 절로 생각나죠? 오늘은 추운 겨울날 북한 장마당에서 감자떡이 장사꾼들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소식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자리에 강미진 기자 나와 있는데요, 강 기자 관련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설명절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동장군은 물러날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그래도 한국은 그나마 많이 안 추운 거랍니다. 북한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가기도 하거든요, 이렇게 추운 날이면 집안에만 있고 싶죠?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그러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생계를 위한 장사활동은 해야 하는데요, 이렇게 추운 날씨에 장마당에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따뜻한 음식을 찾는 겁니다. 따뜻한 음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에도 잘 팔리는 음식들이 있겠죠. 오늘 시간에는 양강도는 물론 함경도 시장에서도 인기 만점인 감자떡이 추위에 떨고 있는 주민들에게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진행 : 탈북민들을 통해서 감자떡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 귀에 익은데요, 이 장마당에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감자떡은 어떻게 만드는 건가요?

기자 : 네, 북한 북부 고산지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누구나 좋아하는 감자떡은 쫄깃한 맛에 먹는 사람은 입이 즐겁지만, 정작 가공을 하는 주민은 힘들게 만들어야 한답니다. 감자를 깐 다음 양철로 만든 강판에 알알이 갈아야 하는데요, 그런 다음 채에 받아서 전분을 따로 걸러내고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3번 정도 새물로 갈아줘야 하거든요. 다음 순서로 걸러낸 전분과 간 감자를 골고루 섞어줍니다. 그런 다음 주먹크기로 제기를 잡아 찜통에 살짝 쪄내는데요, 이때 포인트는 아주 살짝, 겉만 익을 정도로만 쪄야 된다는 겁니다. 찜통에서 5분정도 삶아낸 후 덩어리들을 다시 골고루 섞어 반죽을 해주면 감자 떡 반죽은 끝입니다.

다음은 감자떡에 넣을 소를 만들어야겠죠, 북부지역 주민들은 콩이나 팥을 넣은 감자떡도 좋아하지만 감자 음식에는 채소가 제격이랍니다. 양배추를 송송 썰어서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볶아낸 것을 속에 넣고 송편 빚듯이 만들면 되는데요,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를 넣기도 하는 주민들도 있고 그냥 간만 맞추고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강한 음식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런지 고춧가루를 넣고 소를 볶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랍니다.

진행 : 언젠가 강원도에 갔다가 감자옹심이를 먹었었는데요, 사장님 말씀이 감자 음식은 식으면 맛이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북한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감자떡은 어떤가요?

기자 : 네. 감자로 만들어진 음식은 일단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이 나지만 식으면 맛이 없거든요, 감자떡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런데 왜 장마당에서 감자떡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을까요? 현장에서 솥에 넣어서 쪄서 팔거나 뜨거운 김이 날 때 판매가 되기 때문이랍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는데요, 감자떡은 일상적으로 만들어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쫄깃한 식감에 속까지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음식이어서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좋아한다고 합니다.

감자로 만든 음식 중에는 감자전도 있다고 하는데요, 전도 감자떡도 모두 잘 팔린다고 하더라고요, 감자떡을 찾는 주민들이 많아서 해마다 이맘때면 시장으로 감자떡을 만들어가지고 팔려는 주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것을 알고 농촌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은 감자떡을 빚어서 얼린 다음 자루에 넣어가지고 와서 장마당에 넘겨주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감자떡 판매에도 분업화가 되어 있는 증거이기도 한데요, 감자생산지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1차로 빚은 감자떡을 얼려서 도시로 나오면 도시의 도매꾼들이 받아가지고 시장 음식장사들에게 넘기게 되고요, 그런 다음 시장의 음식 장사꾼이 장마당 상인들을 대상으로 떡을 쪄서 팔게 되는 거죠.

진행 : 감자 생산지가 아닌 지역에서도 감자떡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경로를 통해 유통이 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 네, 서두에 말씀드린 감자떡 만드는 방법은 똑같습니다. 그렇게 다 빚은 감자떡을 밖에 내다 얼리는데요, 돌덩이처럼 언 감자떡은 창고에 보관을 한 상태라면 봄날까지도 먹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거든요, 산골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겨울이면 감자떡을 만들어 도시 장마당에 내다 팔아 현금을 마련하기도 하는데요, 감자떡은 전국 시장들에서 대부분 인기를 끌고 있어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감자떡 도매꾼들도 덩달아 바빠지는 것이죠. 얼마 전에 연락이 닿았던 양강도 대홍단군의 한 여성도 함경북도 김책시와 함경남도 단천시에 단골 고객이 많아 해마다 수백 킬로그램의 감자떡을 만들어 판다고 하더라고요, 한 번 이동할 때 100kg 정도의 감자떡을 써비차를 이용해서 유통시킨다고 하는데, 추워서 약간 고생이긴 하지만 돈벌이가 쏠쏠해서 좋다고 말하는 그 여성의 목소리에 저도 마음이 즐거웠답니다.

진행 : 양강도 특산 감자떡과 감자전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소식에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을 그 장사꾼들의 미소 띤 얼굴이 그려지는 듯 하네요. 시장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감자떡의 가격, 대체 얼마나 되나요?

기자 : 추운 겨울 장마당에서 고생하는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감자떡, 가격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죠? 국민통일방송이 입수한 데 따르면 현재 양강도 대부분 시장들에서 팔리고 있는 감자떡은 1개당 250원이라고 하는데요, 한 번에 많이 구매할 경우 200원에 판매된다고 합니다.

감자 원산지인 양강도 시장에서 1개당 250원에 판매되는 감자떡은 함경도에서도 1개당 250원에 판매된다고 하더라고요, 통상 유통과정에서 이동거리에 따라 비용이 올라가기 마련인데, 좀 이상하죠? 알고 봤더니 크기가 좀 다르다더군요. 양강도 현지에서 판매되는 감자떡은 조금 크고 다른 지역에서 판매되는 감자떡은 조금 작다고 하더라고요. 싸게 팔면서도 이윤을 남기기 위한 장사꾼의 기질이 발휘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행 : 네, 지금까지 북한 시장에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감자떡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이야기 도중에 쫄깃한 감자떡 생각으로 군침이 돌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북한 시장의 물가동향 알아볼까요?

기자 :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북한 물가는 조금씩 상승하는 분위기입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1kg당 평양 4500원, 신의주 4430원, 혜산 47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200원, 신의주 1300원, 혜산은 1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비해 쌀의 경우 평양 500원, 신의주 460원, 혜산은 510원 정도 상승했습니다. 옥수수의 경우 평양 200원, 신의주 220원, 혜산은 400원 상승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25원, 신의주는 8020원, 혜산 806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00원, 신의주 1170원, 혜산은 118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5000원, 신의주 14800원, 혜산 155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8000원 신의주 8100원, 혜산에서는 826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500원, 신의주 5600원, 혜산은 59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