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박물관, ‘삐라 전시회’에 놀러오세요

▲ (왼쪽) 북한의 정치 선전물. 노태우, 김영삼 전대통령들을 미국의 하수인으로 풍자하고 있다. / (오른쪽) 6.25 전쟁 당시 평양폭격을 앞두고 연합군측이 평양에 살포한 삐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리고 있는 한 전시회에 해외 언론들이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5일부터 ‘정선아리랑연구소 추억의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추억이 삐라’ 전시회가 그것.

진용선(44) 정선아리랑연구소장이 주관하고 있는 이 전시회에는, 해방 직후부터 남한과 북한이 정치 선전을 위해 뿌린 전단지 5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 중에는 한국전쟁 시기에 뿌려진 삐라부터 가깝게는 2000년에 뿌려진 삐라들도 있다.

한반도 역사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에 외국 언론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지는 1일 ‘한국박물관에 전시된 냉전시대의 종이폭탄(At South Korean museum, paper bombs of the Cold War)’이라는 제목과 함께 자세한 전시회 풍경을 소개한데 이어, 미국의 뉴욕타임즈 역시 현장 취재를 하며 2일자 인터넷판 신문에 전시회 소식을 실었다.

전시회를 주관하고 있는 진 소장은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이런 삐라들이 산 여기저기 흩날렸었다”며 “당시에는 이것을 경찰서에 신고하면 만화책, 연필, 단과자 등을 상으로 받았다”고 회고했다.

전직 영어교사인 진 소장은 자신의 고향인 정선에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템을 고민하다 버려진 학교를 박물관으로 개조해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 그는 “전단지를 수집하기 위해 예전 경찰과 관공서들을 뒤진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약초 캐는 사람들을 통해 삐라를 구입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진 소장은 “삐라는 단순한 종이쪽지가 아니라 혼란의 역사가 가득한 냉전시대의 사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특히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국인들에게는 한국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삐라 전시회는 정선아리랑연구소 추억의 박물관에서 6월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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