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국방백서 “연합사 작통권, 국민감정과 대립”

국방정책과 우리 군의 현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국방분야 참고서 격인 ‘국방백서’에는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가 어떻게 기술되어 있을까.

1988년 처음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전시 작전통제권의 한국군 단독행사에 대한 바람이 직설적으로 표현돼 있다.

당시 백서는 자주적 국방태세 발전과 한미 연합작전체제의 발전적 개선을 ‘민족자존 시대의 자주국방 지향’ 과제로 꼽았다.

백서는 “한미 연합군의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는 공산세력의 침략을 억제하고 방위하고자 하는 안보차원의 이점과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국군의 작전통제권이 우리측 지휘관에 의해 행사되길 기대하는 국민감정과 대립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라고 기술했다.

한미 연합사령부가 전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감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백서는 “민족자존의 시대에는 한미 연합 작전 통제권 문제, 서울에 있는 주한미군 시설 이전 문제에 대한 발전적 검토 및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 작통권 문제를 ‘민족자존’과 결부시킨 공개적인 표현인 셈이다.

이 백서가 발간된 당시 국방장관은 현재 전시 작통권 환수 반대 주장을 펼치고 있는 오자복씨다.

또 1992년부터 1998년 사이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연합방위체제를 한국 주도의 병립체제로 전환’ , ‘한국방위의 한국화’ 등의 표현도 담고 있다.

최세창 전 국방장관 시절 발간된 ‘1992~1993 국방백서’는 한미 연합사령부를 근간으로 한 연합방위체제를 ‘병립체제’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병립체제라는 말은 현재 미-일 안보구조와 유사한 성격의 ‘공동방위체제’를 뜻한다. 이는 오는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38차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발표될 전시 작통권 한국군 단독행사 로드맵에 담길 내용이다.

백서는 “향후 한미 안보협력은 미국 주도의 연합방위태세를 한국 주도의 전략적 병립체제로 발전시키고 상호보완적인 군사동맹관계를 확립, 보다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백서는 “현재 주한미군 중심의 일원적 3각 체제(유엔사-연합사-주한미군사)로 운영되는 연합방위체제는 한국군 주도의 병립체제로 발전할 것”이라며 “1990년대 후반기에 한국방위의 한국화가 완료되면 미국 주도의 연합방위체제는 한국 주도의 전략적 병립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방위체제를 골격으로 한 한미 안보협력구조가 ‘불균형적인 관계’라는 표현을 담은 국방백서가 나오기도 했다.

이병태 전 장관 시절 발간된 ‘1994~1995 국방백서’는 “지금까지 한미 안보협력은 한국방위를 미국에 의존하는 불균형적인 관계구도 안에서 이뤄져 왔다”며 “앞으로는 한국방위의 한국화 구상에 따라 한국 주도의 전략적 병립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양호 전 장관 시절에 발간된 ‘1995~1996’ ‘1996~1997’ 백서에도 동일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1997~1998년’ 백서에서는 ‘북한의 위협이 사라질 경우’를 전제로 한국의 방위화를 한국군이 주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1988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50년 7월14일 맥아더 장군에게 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이양하면서 ‘현 전쟁상태가 계속되는 동안’이란 단서를 달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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