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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한 장에는 송환의 기대 이렇게 우리 가족은 임진각 소나무에 간절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임진각에는 20년전 납북된 아버지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딸과 가족들의 애절한 마음을 담은 노란손수건 1만장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향해 손짓하고 있다.
최우영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은 4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납북자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노란손수건 1만장 달기 운동을 벌였다. 15일은 최 회장의 아버지인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 씨가 납북된 지 20년 되는 날이다.
최 회장은 “20년동안 우리사회는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지만 납북자 문제만큼은 여전히 그대로”라며 “우리가족의 시간도 20년전 오늘에서 멈춰버렸다”고 통탄했다.
그는 “20년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편지를 쓰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돌아오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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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최 회장이 납북된 아버지가 하루빨리 돌아오기만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노란손수건 달기 운동은, 이후 납북자 가족 전체를 비롯해 종교, NGO, 대학생 단체 등으로 확산돼 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매개체가 돼왔다.
최 회장은 “임진각 소나무는 아버지가 그리울 때마다 저를 위로해주는 안식처가 됐다”며 “우리 가족은 이 소나무에 납북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송환의 기대를 담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파주시청의 도로확장 공사로 노란손수건이 매달린 나무가 잘려나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최 회장은 “아버지가 돌아오리라는 꿈과 의지가 송두리째 뽑혀나가는 아픔을 느꼈지만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한결같은 희망으로 다시 1만 장의 노란손수건을 달았다”며 앞으로도 이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란손수건이나 리본을 매다는 것은 1900년대 초 미국의 한 여성이 출소한 남편을 기다리며 동네 어귀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을 묶어 놓은 사연이, 영화와 노래를 통해 전 세계에 전해지면서 간절한 기다림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노란손수건 달기 운동이 납북자 무사귀환을 촉구하는 운동으로 전개됨에 따라 앞으로는 ‘납북자 문제 해결’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