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림 총리 발탁, 北경제 ‘보수화’ 시사

7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회의에서 최영림 평양시당 책임비서가 내각 총리로 임명되면서 인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그가 김일성 시대(80~90년대)시대에 정무원 부총리, 정무원 제1부총리,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의 경제기조가 ‘국가 통제력 강화’ 기류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2002년 7.1 경제조치 이후 날로 확산되는 시장화 흐름을 차단하고 중앙 독점권을 제고 하기위해 지난해 11.30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불과 두달만에 실패로 결론나고 말았다. 화폐개혁 직후 단행된 시장폐쇄, 외화사용 금지, 가격통제 등이 실효성을 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지난 3월 이후부터는 시장 및 주민들의 사(私)경제가 전면 복원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물가 폭등 및 식량난이 발생, 북한의 민심은 90년대 대량아사 이후 최악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영일 총리와 3명의 부총리를 해임하면서 이례적으로 ‘소환’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화폐개혁 실패에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최 총리의 향후 경제 운영 원칙은 지난 화폐개혁의 기조였던 ‘시장폐쇄 및 국영상점 복원’이 재차 시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가 올해 81세의 고령으로 ‘김일성의 남자’였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 한다. 최 총리는 만경대혁명학원,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모스크바대학 유학까지 거친 북한의 전형적인 ‘1세대 엘리트’로 1982년에는 김일성 책임서기를 지내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 5월 올해 80세인 김일철 국방위원회 위원을 ‘연령상 이유’를 내세워 모든 직무에서 해임해 놓고도 81세의 최 총리를 기용했다는 것은 중하급 간부들과 일반 주민들에게 “경제정책은 수령님 시대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중상급 간부층에게는 ‘원로’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는 효과를 얻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최 총리에 대한 김정일의 신임 정도와 그의 영향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최 총리는 지난해 9년째 공석이었던 평양시당 책임비서로 발탁되면서 김정일의 측근 진영으로 합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북한의 총리 직책이 김정일을 대신해 ‘경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왔다는 점에서 화폐개혁 후과를 수습하기 위한 ‘얼굴마담’이 아니겠냐’ 분석도 만만치 않다.


한 고위탈북자는 “북한에서 총리는 단지 김정일의 명령과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일 뿐”이라며 “노동당 39호실(김정일 비자금 담당)과 제2경제위원회(군수경제)의 권력에 밀려 ‘100만 달러’도 마음대로 결재할 수 없는 자리”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북한 내각의 수장이지만 실제로는 예정된 실패의 책임을 떠 안아야 할 자리라는 것이다. 박봉주 전 총리나 김영일 전 총리 모두 제2경제위원회의 권한에 밀려 별다른 권한을 행사하지도 못했으면서, 북한 경제난에 대한 문책성 해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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