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림 경제시찰 왜 늘었나?…”김정은 책임론 비껴가기”







▲최영림 북한 내각총리가 최근 시찰한 평안남도 북창화력발전련합기업소, 함경북도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 강원도 천내군에 건설중인 시멘트 공장(좌로부터) 모습./연합

최근 김정일의 현지시찰이 급격히 줄어든 대신 내각 총리인 최영림이 단독으로 경제시찰을 다니는 빈도수가 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에 따르면 최 총리는 올해 2월 희천발전소 건설사업의 현지요해를 시작으로 3월 4회, 4월 2회, 5월 6회, 6월 4회 등 총 17회의 경제시찰을 진행했다. 김정일이 아닌 고위 간부가 단독으로 산업 현장을 시찰을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내각 책임자가 직접 민생경제를 챙긴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특히 최 총리는 당일치기 일정이기는 하지만 방문한 지역의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건설 현장 등을 집중 시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시찰 장소는 이보다 훨씬 많다.


또한 김정일이 ‘과업’을 제시하는 형태였다면, 최 총리는 현장의 애로점을 듣고 나름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최 총리의 북창화력발전연합기업소 시찰 소식을 전하며, 그가 현지에서 협의회를 열어 원료와 자재 보장 문제, 전력생산을 늘리는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최 총리의 ‘현지시찰’을 ‘현지요해’라고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정일이 현지시찰을 통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최영림의 현지요해로 기업소 독려와 경제를 챙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김정일이 지시한 사항에 대한 이행 현황 점검 및 실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통일부 월간동향(5월호)도 최 총리의 경제시찰에 대해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의 마지막 과제인 경제강국 달성에 대한 북한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외부지원 감소에 따른 자력갱생, 경제의 주제화 등을 독려하고 관련 부문의 노력동원 분위기를 전사회적으로 확산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회생 관련해 내각에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지만 결국 경제 부진의 책임을 내각에 떠넘기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강성대국’ 진입을 약속한 2012년까지 가시적인 경제 업적을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한 김정일이 실패의 책임을 내각에 전가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특히 후계자인 김정은의 경제시찰을 축소시킴으로 인해 경제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서 김정은이 자유롭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경제 성과를 내오기 위해서는 내각의 역할을 강조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평양 10만호 건설 등의 실패가 예견된 상황에서 이러한 부진의 책임을 내각에 돌리려는 김정일의 의도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도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김정은의 현지지도 동선이 노출되면 우상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경제적 부진에 대한 책임론에서 김정은이 벗어나도록 하기 위한 김정일의 교활한 통치술”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김정일이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종의 업무분담 차원에서 이러한 경제시찰이 이뤄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고위 탈북자는 “내각에 책임을 지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김정일의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최영림의 현지요해를 허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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