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희ㆍ안성희 미공개 자료 발굴

1950년대 북한에서 공연됐던 무용가 최승희와 그의 딸 안성희의 작품 비디오테입 일부가 공개됐다.

북한에서 최승희 춤을 전수했던 재일동포 3세 무용가 백향주(白香珠.30)씨는 13일 최승희의 장구춤 독무와 부채춤 군무, 안성희가 출연한 ‘진주(眞珠)의 무희'(최승희 안무), 그리고 안성희 안무ㆍ출연의 ‘벽화의 무희’ ‘장검무’ 등이 녹화된 비디오테입을 공개했다.

백씨는 “최승희 장구춤 독무와 부채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나 1950년대초에 추어진 것으로는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면서 그가 만든 장구춤ㆍ부채춤의 다양한 판(版)들 가운데 창작성보다는 비교적 전통춤 기법에 충실한 편이라고 퍙가했다.

또 ‘봉산탈춤’은 1946년 10월 평양에 무용연구소를 개설한 최승희가 김일성으로부터 “민족의 춤인 봉산탈춤을 잘 연출해달라”는 지시를 받고 만든 작품으로, 1955년에 녹화된 것이다. 봉산탈춤은 최승희의 한국춤 교본인 ‘조선민족무용기본'(1958년)에도 응용돼 있다.

한편 안성희의 춤들은 어머니인 최승희에 비해 기교적으로 강하고 한국춤보다는 러시아 민속춤과 발레, 중국의 경극(京劇) 춤을 많이 도입, 응용한 것이 특징이다.

두 모녀는 매우 상반된 성격의 춤을 추었으며 안성희는 자신을 어머니의 예술적 후계자라기보다는 독자적인 무용가로 여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백씨가 공개한 비디오 자료는 10월 부친 백홍천(白洪天)씨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몇몇 기관과 개인들을 통해 입수한 것이다.

백씨는 14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예술전문사(석사) 학위논문인 ‘최승희 ‘조선민족무용기본’의 형성과 변화’를 발표하면서 이들 비디오 자료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이 논문에서 백씨는 최승희의 기본춤 교본이 북한의 시대적, 이념적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모되고 복원됐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최승희의 재래(再來)’로 불리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깊은 관심을 끌었던 백씨는 그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남한 무용을 배웠다(연합뉴스 2003년 9월24일자 참조).

백씨는 지난해 이용권(李容權.38)씨와 결혼, 현재 아들 하나를 두고 있으며 그간 익힌 남한과 북한 양쪽의 춤을 토대로 자신만의 독특한 ‘민족춤’을 만드는 데 전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