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北 국방위원회 강화, 어떻게 해석해야 되나?

북한은 지난 4월 9일 최고인민회의 12기 1차 회의에서 헌법을 개정을 하고 국방위원을 대폭 증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종래의 대남부서들을 통폐합하여 이를 국방위 소속으로 이전시키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에 대해 남측의 대북 전문가들은 명실상부한 ‘통치기구’로서의 국방위의 위상 제고 및 국방위 중심의 권력구조 개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방위의 위상강화 여부 문제는 향후 ‘포스트(Post) 김정일 체제’를 누가, 어떤 기구가 주도할 것인가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북한의 국방위 위상강화론의 첫 번째 주요 근거는 과거와 비교해 국방위원의 대폭적인 증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과거 적게는 5-10명에 불과한 국방위원들이 이번에 총 13명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국방위원 구성이 증가한 것처럼 보인지만 내용면에서 활동가능 인원으로 보면 과거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1990년 5월 당시 국방위원은 11명이였는데 모두 건강하고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었으며 1998년 9월에도 건강에 이상이 없는 10명으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2009년 4월 국방위원은 총 13명이지만 비활동 인원이나 연로한 위원을 고려하면 활동가능 인원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10명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국방위의 위상강화론의 근거는 헌법개정에 있다. 국방위의 인원증가와 함께 기존 헌법상의 지위인 ‘국가주권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을 넘어 과거 중앙인민위원회와 같은 통치기구로서 ‘국가주권의 최고지도기관’으로 격상되는 개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현재 헌법개정의 범위가 어느 정도의 수준일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북한이 지난 2월 20일 국방위와 당중앙군사위 공동결정 형식으로 오극렬을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기존 국방위원회 구성절차를 최고인민회의에서 선거토록 규정한 헌법 제91조 7항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국방위의 위상이 ‘최고지도기관’으로 개정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먼저 국방위원 구성원에 북한주민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공업부, 문화부, 선전부 등의 책임간부들이 포함되거나 국방위원회라는 명칭이 ‘국방인민위원회’ 혹은 ‘국방중앙위원회’ 등 보다 지도기관적 의미로 개칭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경우만이 1998년 9월 “국가관리 기능은 내각이, 국가방위 기능은 국방위가 담당”토록 분리한 국방위 설립 취지의 변화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국방위 위상강화의 주요 근거는 최근의 북한 당·정·군 영역의 대남 부서들의 통폐합과 이 기구의 국방위 소속설이다. 이는 국방위의 조직 및 권한 확대를 상징하는 위상강화 조치의 하나라는 것이다. 이것은 곧 기존 당중앙군사위원회가 고유하게 관할해 온 (대남) 전쟁과 평화문제까지도 국방위가 담당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기구 통폐합 문제는 이미 지난해 11월 김영철 중장의 개성공단 실사에서도 감지된 것으로 지난 10년간 당 통전부에 비해 조직적으로 약화되고 기능적으로 축소되고 중복된 공작업무를 수행하는 당 작전부와 35호실, 연락부, 북한군 정찰국 등의 기능과 조직을 특성화·통합화 하여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대남부서를 통합한 신생 기구는 국방위 소속설보다는 당중앙군사위 소속설이 보다 설득력을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방위 위상강화의 또다른 근거는 북한의 제2인자라 할 수 있는 장성택을 위시해서 소위 ‘오래된 김정일의 사람들’이 국방위에 합류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이는 누가 보아도 타당한 지적일 것이다.

후계체제 준비와 관련 짓기는 무리일 수도

그런데, 또 한편으로 국방위 위상강화의 이상의 근거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번 국방위 위원의 구성 변화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되는 것이 향후 5년 동안 입법 권한을 부여하는 ‘시작’ 이라기보다 지난 5년동안 공과의 ‘결과’적 평가라고 볼 때 국방위원 임명 역시 이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지난해 8월 중순부터 3개월 남짓 김정일의 와병 시기에 만족스럽게 대내 통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책임간부들에 대한 일종의 ‘보상’의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성택 당 행정부장, 우동측 국가보위부 수석부부장, 주상성 인민보안상,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 신임 국방위원의 경우, 김정일의 통치불능 시기 대내 통제 및 북한군 통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기에 충분하며 특히 장성택의 경우는 내각의 ‘수도건설부’ 신설이 주요 임명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수도건설부’를 관장하는 당 행정부장이 국방위에 합류했다는 것은 향후 북한의 수도건설 사업의 방향이 ‘주민’을 위하기 보다는 국방관련 성격으로 변질되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외 전병호 및 주규창 당 군수공업담당 비서와 당 군수공업부제1부부장의 경우, 1980년대부터 핵개발을 담당한 전병호 국방위원은 물론이고 올 4월 로켓발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공로가 인정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로켓발사 이후 유일하게 북한군 상장으로 진급(4.14)한 오수길 역시 남포공업대학 기계공학과 교수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방위원에 탈락한 인물들인 김격식 전총참모장, 리영호 총참모장, 김양건 당 통전부장 등을 고려하면 국방위원 임명과 관련한 김정일의 인선 기준이 지난 시기의 ‘공과’였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하겠다. 동시에 오랫동안 선전부문에 종사해온 김기남 비서, 또 박재경 인민무력부부부장이 선임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방위 강화를 후계체제의 사전준비와 관련짓는 것도 무리일 수 있다.

따라서 국방위원회의 변화는 실질적으로 북한 통치를 위한 위상강화 혹은 후계체제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기 보다는 김정일 와병시기 김정일을 배반하지 않고 대내 통제를 충실히 수행한 인물들에 대한 ‘배려’의 결과이며 이것이 김정일에게 충성한 국방위원들의 사진을 대내·외적으로 공개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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