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北시장서 개성공단 내의 18만원에 판매돼”

진행 : 매주 북한 경제에 대해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저번주에는 북한 주민들의 월동 준비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눠 봤는데요. 오늘도 이어서 강미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북한 주민들의 월동준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 네. 요즘 출근길에 나선 주민들의 옷차림이 많이 달라졌는데요, 목수건(목도리)을 걸치거나 봄, 가을에 입을 수 있는 가벼운 코트를 입은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하구요, 저도 요즘은 코트를 입고 출근한답니다. 요맘때만 되면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제가 지금 북한에 있다면 월동준비에 김장전투를 하느라 매일 정신없는 날을 보내고 있겠지, 라는 생각을요.

한국 주민들도 월동준비를 하겠지만 북한 주민들만큼 큰일로 여기진 않는 것 같아요, 저도 한국생활 7년 동안 월동준비를 해본 경험이 별로 없거든요.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오늘도 각종 동원과 겨울나기 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냈을 거예요. 북한 주민들에게 필수적인 준비이지만 한국에서는 큰 일이 아니죠.

오늘 시간에는 지난시간에 이어 북한 주민들의 월동 준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은 매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월동 준비로 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 네, 월동준비는 크게 화목(火木, 땔감)과 김장마련, 그리고 집 보수와 바람막이 준비가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용품 마련이 있는데 이런 것은 해마다 하는 것이 아니고 한 번 사면 여러 해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북한에서는 솜옷이라고 부르는 패딩이라든가, 솜신, 겨울구두, 내의, 장갑과 양말 그리고 겨울 모자와 수건 등이 월동준비품목이랍니다. 화목 마련과 김치 장만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이 주고받을 이야기들인데요, 오늘 시간에는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는 솜신이나 겨울구두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려고 합니다.

어떤 주민들은 겨울구두를 마련하지만 어떤 주민들은 솜신을 장만하거든요. 빈부차이라고 이야기라고 할까요, 올해도 솜신을 마련하지 못하고 몇 해 째 신던 솜신을 깨끗하게 씻어서 다시 신어야 하는 주민들에겐 안쓰러운 이야기이지만, 장마당에서 솜신과 겨울 구두를 구매하는 주민들을 보면 그들의 경제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 : 그렇군요, 북한 주민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중에서 주민들의 경제적 차이가 심하다는 이야기들을 이따금씩 듣게 되는데요, 장마당에서 겨울용품을 구매하는 데서도 그런 현상을 볼 수 있겠네요.

기자 : 네, 얼마 전 통화한 한 북한 주민은 올해는 평양 대학에 간 딸애의 솜옷을 사느라 다른 식구들의 겨울 준비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주민은 큰맘 먹고 모양도 예쁘고 색상도 고운 400만 원 짜리 솜옷을 흥정해서 370만 원에 샀다고 하면서 외지에서 기숙사생활을 하는 딸애를 위해 겨울 구두를 사려고 했지만 가격이 비싸서 못 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는 다른 학생의 집에서는 지난해 마련한 솜옷이 작아져서 올해 새것으로 구매했고 겨울 신발도 구두 중에서도 제일 비싼 것을 샀다고 말을 하더라는 거에요.

반대로 집안 경제 사정이 안 좋아 딸애에게 겨울 구두 한 켤레 마련해주지 못하는 부모 심정이 오죽하겠냐만 그 주민은 자랑삼아 말을 하더라는 거에요, 하지만 겨울 신발을 해결하지 못한 다른 주민은 딸애의 겨울 구두는 지난해 사주었으니 앞으로 몇 년은 안 사도 될 거라고 자체 위안을 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새 것을 사주면 얼마나 좋아하겠냐만 지금은 솜옷 하나로도 만족할 수밖에 없다, 저쪽 집은 아버지가 도급 간부니까 뇌물로 들어온 것만 팔아도 아이 월동준비는 잘 할 것이지만 우리는 장사든 농사든 우리 손끝으로 돈을 벌어서 겨울용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형편에 맞게 생활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진행 : 네, 가정형편에 맞게 아이들의 월동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 어쩐지 즐겁게 들리지만은 않네요, 북한 시장들에서 판매되는 겨울구두와 솜신, 그리고 겨울 내의 가격은 얼마인지 알 수 있을까요?

기자 : 네, 솜신의 경우는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양강도 혜산과 위연 시장에서는 솜신 한 켤레에 4만 원, 겨울구두는 싼 것이 6만 5000원 정도를 하고 비싼 것은 50만 원 짜리도 있다고 합니다. 겨울 구두 구매에서도 잘 사는 사람들과 못 사는 사람들의 차이는 분명해요. 다만 그나마 구두를 구매하는 주민들은 생활이 어느 정도는 안정적이라고 합니다, 식량걱정으로 다른 것에 관심을 두지 못하는 일부 세대들은 솜신 마련도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저의 집 신발장에 가득 자리 잡고 한 해에 한두 번 신고 방치되다시피 있는 겨울 신발들이 여러 켤레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의 가격은 중국산과 한국산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중국산은 9만원에서 11만 원 정도를 하지만 개성공단 제품이라고 판매되는 내의는 18만 원이라고 합니다. 18만 원은 정말 큰돈이지만 보온 효과나 재질이 좋아서 인기가 많답니다. 또한 생산이 중단된 개성공단 제품이 아직도 팔리고 있다는 건 그동안 감추고 시기를 노린 주민들이 있다는 걸 말해줍니다. 당국이 판매를 통제하다 보니까 그동안 못 팔고 있다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 :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것이 하나도 없이 자체의 힘으로 모든 것을 마련해야 하는 북한 주민들이 월동준비를 하는 데도 돈이 많이 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략 한 가정에서 월동준비를 하는데 드는 돈은 얼마정도가 될까요?

기자 : 북한 주민들의 월동준비 비용은 매 가정의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간부나 잘 나가는 돈주, 그리고 그럭저럭 남의 돈 안 쓰고 생활하는 장사꾼과 하루하루 삯벌이를 하는 가정들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월동용 비용에 대해서는 서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4인 가족 기준으로 볼 때 화목비용은 대략 40만 원, 김장비용 75만 원 가량, 거기다 신발이나 솜옷 내의 등을 사려면 수십 만 원에서 수백 만 원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한 해 월동준비만 하려고 해도 500만 원 이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간부가정은 공급이나 뇌물로 화목가격 등이 전혀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뇌물 등으로 값비싼 상품들을 받을 수 있어서 장마당에서 구매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요. 대부분 간부들은 자기 직위를 이용하여 필요한 것을 뇌물로 요구하기도 하는 것이 북한 사회이잖아요. 그리고 돈주들은 말 그대로 돈의 주인이니까 남들보다 비싸고 좋은 겨울용품들을 구매하니까 일반 주민들보다 돈이 더 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행 : 네, 월동준비를 해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심정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북한 장마당 동향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대부분 시장들에서 시기성 품목들인 겨울용품들의 가격이 조금씩 변동을 보였지만 다른 품목들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80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6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 1kg당 평양과 신의주는 1100원, 혜산은 11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40원, 신의주 8105원, 혜산은 814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00원, 신의주는 1150원, 혜산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000원, 신의주 11100원, 혜산 105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7650원, 신의주 7750원, 혜산에서는 780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6000원, 신의주 6150원, 혜산은 6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